"자산은 가치를 만들지만, 그 가치가 투자자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구조가 결정합니다."
송형우 삼정KPMG 파트너는 21일 ‘ASK 싱가포르 2026’에서 한국에 투자하려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같은 한국 기업에 같은 금액을 투자하고 같은 가격에 팔아도, 어떤 통로를 거쳐 투자했느냐에 따라 세금과 최종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송 파트너가 특히 주의를 당부한 건 싱가포르 펀드를 통한 투자다. 흔히 싱가포르를 거치면 양국 간 조세조약 덕분에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한국은 여러 투자자의 돈을 모은 해외 펀드를 펀드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실제 투자자를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이다.
혜택을 받으려면 투자자 명단을 한국 과세당국에 공개해야 한다. 송 파트너는 "많은 펀드가 투자자를 외국 정부에 공개하기를 꺼리고, 투자자가 수시로 바뀌는 개방형 펀드는 사실상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차리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그는 "한국에서 번 돈을 다른 곳에 재투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이 있어야 소득의 진짜 주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투자 통로를 고르는 건 세금과 경영권 사이의 선택이다. 한국 지주회사를 세우면 투자한 회사를 직접 통제할 수 있지만 법인세가 한 번 더 붙을 수 있다. 한국 사모펀드(PEF)를 이용하면 투자자 단계에서만 세금을 내 효율적이지만, 경영 판단은 운용사에 맡겨야 한다. 송 파트너는 "세금 효율이 높은 구조가 투자자가 원하는 경영권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투자 목적에 따라 통로도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 인수에는 한국 지주회사나 PEF가, 직접 경영에 참여해야 하는 전략적 투자나 합작에는 한국 지주회사가 맞다.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펀드가 주로 쓰였지만 최근 PEF 활용도 늘고 있다. 송 파트너는 "모든 투자에 맞는 단 하나의 최적 구조는 없다"며 "투자 전략에 맞춰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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