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형주 동반 폭락
외국인 1조 7064억원·기관 2조 1965억원 순매도
코스피 두 달 만에 7000선 붕괴
매도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준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조채원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재개와 반도체 업종 실적 우려가 겹치며 1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이 나란히 폭락했다. 장중 낙폭이 커지자 거래소는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와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잇달아 발동해 매매거래를 20분간 전면 중단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폭락한 6806.93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63.91포인트(-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6871.20까지 밀리며 두 달 만에 7000선을 내줬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8.07포인트(-4.55%) 하락한 799.36으로 마감하며 800선을 다시 이탈했다.
이날 낙폭을 키운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7064억원 기관은 2조 1965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3조 881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86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737억원 211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번 폭락의 배경에는 미국발 기술주 조정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3주 전부터 이어진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우려가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오라클의 신용등급 하향 소식이 겹치며 미 기술주가 2.5% 하락했다. 여기에 반도체 업종의 2분기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되며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쇼크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재개된 점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다만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9% 하락에 그쳤고 대만 가권(TAIEX) 지수는 +0.1% 상승 마감하며 주변국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정보기술(IT)·반도체 대형주가 무더기로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10.7% 급락했고 SK하이닉스는 15.4% 폭락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했음에도 실적 우려가 ADR 상장 기대감을 압도했다. 인적분할 이후 변동성이 커진 SK스퀘어는 17.6% 떨어졌고 삼성전기도 18.6%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발동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34분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23%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해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18번째 매도 사이드카다. 이후에도 낙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거래소는 오후 1시28분32초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08% 하락한 6871.20을 기록하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주식의 매매거래를 20분간 전면 중단했다. 이는 국내 증시 역사상 13번째이자 올해 들어 7번째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다.
급락장 속에서도 일부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은행주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기대에 KB금융이 1.0% 하나금융지주가 3.2% 각각 상승했다. 배터리 업종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모멘텀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이 0.8% 삼성SDI가 1.4% 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은 5456억원 규모의 액화석유가스운반선(VLAC) 3척을 수주했다는 소식에 0.3% 상승했고 에이피알도 1.3% 올랐다.
이날 러시아 정유설비 가동률이 급감하고 디젤 수출까지 제한되면서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S-Oil이 5.6%, SK이노베이션이 7.1% 상승했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돼 DB손해보험이 2.1%, 롯데손해보험이 6.3% 올랐다. 3분기 유통업 체감경기가 일제히 반등했다는 발표에 인바운드 수요 회복 기대가 부각되며 GS리테일이 2.5%, BGF리테일이 3.4%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 거래일 대비 2.0원 오른 1503.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조채원 기자 cwlight2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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