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중심 메모리 시장 재편 본격화…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 관심 확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삼성전자의 미래 실적 전망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가 향후 일본 주요 대기업들을 압도하는 수익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중장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027년 약 438조원, 2028년에는 약 495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HBM 공급 확대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를 반영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수백조원 규모까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추정치가 추가 상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전망은 일본 대표 기업들과 비교할 때 더욱 눈길을 끈다.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40조원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삼성전자 예상 이익 규모가 도요타의 수 배에 달하는 셈이다.
현재 일본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에는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소프트뱅크그룹, 패스트리테일링, 히타치, 도쿄일렉트론, 소니그룹,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SMFG) 등이 포진해 있다. 자동차와 금융, 소비재 중심 구조가 여전히 강한 일본 증시와 달리 한국은 AI 메모리 중심 반도체 산업이 시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 핵심 부품인 HBM 시장 확대의 직접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생성형 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고, 이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단순 메모리 가격 반등 수준을 넘어 AI 산업 구조 자체가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에는 시스템 반도체가 산업 주도권을 쥐었다면, 최근에는 AI 연산량 증가로 인해 초고속·대용량 메모리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AI 메모리 시장 직접 수혜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일본 기업 가운데서는 키옥시아홀딩스 정도가 메모리 업황 개선 수혜주로 거론된다. 어드반테스트와 도쿄일렉트론 역시 반도체 장비 투자 확대 수혜가 예상되지만, AI 메모리 공급망 중심에 있는 삼성전자와는 사업 구조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전망이 확산되면서 일본 개인투자자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삼성전자 관련 언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AI 시대 들어 한국 반도체 산업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향후 AI 투자 확대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삼성전자 실적의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이어지는 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세도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 실적 전망 역시 결국 글로벌 AI 시장 성장 속도와 맞물려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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