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사, AI 수요 폭발 힘입어 수익성 역전 예고
엔비디아 성장세 둔화 속, 메모리 제조사는 이익 개선
HBM·첨단 공정 지배력이 실적 격차의 핵심 동인
공급 부족 따른 반도체 '슈퍼 사이클' 장기화 가능성
반도체 전시회.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지영 기자]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인공지능(AI) 수요 폭발에 힘입어 미국 빅테크인 애플, 아마존, 구글의 합계 수익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분기 실적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과거의 패턴을 벗어나 더욱 강력하고 장기적인 궤도에 진입했음을 입증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한 57.2조원(38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약 38.2조원(26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일각에서는 40조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대만의 TSMC는 2nm(나노미터) 및 3nm 첨단 공정 수요에 힘입어 1분기에 약 26.7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실적 역전 현상은 기술 생태계의 중심축이 소프트웨어 서비스에서 하드웨어 인프라 제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21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면서 이같은 레트로 랠리(전통적 가치주의 강세)에 대해 "AI 서버 구축을 위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매출 증가율보다 이익 증가율이 훨씬 가파르게 나타나는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배 이상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그동안 수익 성장을 주도했던 빅테크 기업 중 엔비디아의 성장세는 생산 병목 현상과 기저 효과로 인해 다소 완만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마이크로소프트(2450억달러)나 구글(2400억달러)의 연간 이익 수준을 위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3사(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마이크론)의 주가는 공급 부족 심화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 58%를 기록하며 TSMC(54%)를 제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70%대 진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AI 추론 시장, 즉 실생활 서비스가 수익을 결정하는 상황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해 메모리 공급 유연성이 부족해진 점이 제조사의 가격 협상력을 극도로 높였다.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제조사들의 독주가 노동 시장 및 글로벌 산업 구조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한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AI 인프라 확충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면서 반도체 제조 시설에 대한 각국의 보조금 경쟁과 투자는 더욱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호황이 빅테크의 투자 철회나 수익화 지연 등 돌발 변수가 없는 한 202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2사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이익 증가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 투자업계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확보한 막대한 현금이 차세대 공정 전환과 시설 확충에 재투입되는 선순환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은 여전히 이들 기업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외부 변수로 꼽힌다. 주요 외신은 이번 현상을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닌 '구조적 패러다임의 변화'로 규정하며 제조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드웨어 장벽을 넘지 못한 빅테크 기업들은 메모리 제조사와의 장기 공급 계약 체결을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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