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부문 반도체 사업장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빅2의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황을 흔들 변수들도 같은 속도로 쌓이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양사의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안, 그 이면에서는 반도체 업황 지속성을 불안하게 하는 변수들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41조3000억원(QoQ +105.9%), 하나증권은 SK하이닉스를 36조9000억원(QoQ +92%)으로 각각 추정했다. 디램(DRAM)·낸드(NAND) ASP가 전분기 대비 50~80% 급등한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친 결과다.
다만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오히려 세트(완성품) 업체의 실적 부진 가능성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세트 업체의 원가 부담으로 직결되면서 수요 둔화 우려다. 스마트폰·PC 등 주요 IT기기의 출고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이후 판매 둔화와 부품업체 가격 인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대신증권은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DX 부문 영업이익이 메모리 원가 급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할 것으로 키움증권은 내다봤다. 메모리를 공급하는 사업부가 역대급 실적을 내는 동안, 이를 부품으로 쓰는 사업부는 반대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 엔비디아]
이 같은 수요 부담은 기술 측면에서도 가중되고 있다. 구글이 발표한 터보퀀트와 엔비디아의 KVTC는 모두 KV캐시 압축 기술로, 서버 디램(DRAM)과 eSSD의 2027~2029년 수요 전망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키움증권은 분석했다.
다만 온로딩 후 압축 해제 과정에서 HBM의 추가 연산이 필요해 HBM 수요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메모리 절감 기술의 부상이 범용 디램과 HBM 간 수요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정학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AI 투자 및 메모리 업황도 둔화될 수 있어 밸류에이션 배수와 목표주가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아이엠증권은 밝혔다. 전쟁 이후 터보퀀트발 수요 훼손 우려, 차세대 GPU 모델 지연 가능성 등이 중첩되며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점 대비 26.6% 급락했다고 미래에셋증권은 짚었다.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되는 상황에서 주가만 먼저 꺾인 셈이다.
디램 특화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사진: SK하이닉스]
다만 현재까지 메모리 가격 자체는 버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디램 현물가격의 고점 대비 낙폭은 DDR4 기준 7%, DDR5 기준 5%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3월 DDR5 계약가격은 예상치보다 3.3% 높은 31달러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아이엠증권은 현물가격이 급격한 하락 추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낙폭이 확대되고 하락 추세가 지속된다면 메모리 원가 부담이 업황 전반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분기 이후 빅테크 설비투자(CAPEX) 증가율의 지속 여부와 현물가격 흐름이 업황 판단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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