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THE Biz(더비즈)=김범수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파업 유보와 글로벌 호재에 힘입어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파업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도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근거로 선제적인 목표주가 줄상향에 나섰던 증권가의 베팅이 적중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8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만500원(7.43%)급등한 29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 역시 직전 거래일 종가(7208.95) 대비 큰 폭으로 7%대 반등하며 7760선에서 매매중이다. 이날 오전 장 초반에는 급격한 매수세 유입으로 인해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앞서 전날 밤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하루를 앞두고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사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DS(반도체)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며 21일부터 예정됐던 총파업은 유보됐다.
국내 악재 해소와 동시에 미국발 대형 호재도 겹쳤다.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 매출 816억2000만달러(약 122조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788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는 12분기 연속 신기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52억달러로 전년 대비 92% 폭증했으며 800억달러 자사주 추가 매입과 분기 배당은 25배 인상했다.
여기에 한때 5.20%까지 치솟았던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114%로 진정됐으며 미·이란 협상 최종 단계 진입 발언에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5.63% 떨어진 105.02달러로 마감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이번 '트리플 호재'가 가시화되기 전인 지난 18~20일 사이, 파업 리스크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이미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줄상향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57만원)·유진투자증권(50만원)·미래에셋증권(48만원)·다올투자증권(45만원)·KB증권(45만원)·iM증권(40만원) 등 6개 증권사가 일제히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파업 우려로 주가가 조정받는 시기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증권사들이 파업 우려 한복판에서 목표가를 올린 이유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구조적 강도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수요 강세가 D램·낸드·HBM 전 제품군의 수익성을 동반 상승시키고 있다"며 "2026년 영업이익은 323조원, 2027년에는 50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연구원은 D램 영업이익률이 2026년 76%에서 2027년 79%까지, 낸드는 65%에서 70%로 상승하며 HBM도 76%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8~2030년까지 장기공급계약(LTA)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선수주-후생산 사업 구조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이는 이익 변동성을 낮추고 실적 가시성을 높여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직접적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빅테크의 AI 설비투자는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진입장벽 구축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향후 메모리 반도체는 AI 시스템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파업 이슈를 제외하면 업황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공급자 우위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파업 리스크로 경쟁사 대비 주가가 눌려 있던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 해소 이후 주가 상승 탄력은 오히려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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