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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조용한 창립기념일…말보다 행동으로 그룹 '미래 혁신' 선보...

삼성전자 강남 서초 사옥 전경. 사진=허지현 기자 한국금융경제신문=허지현 기자 | 삼성그룹이 오는 3월 22일 창립 88주년을 맞이한다. 1938년 대구의 작은 상회에서 시작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거인으로...

삼성전자, 조용한 창립기념일…말보다 행동으로 그룹 '미래 혁신' 선보...

삼성전자 강남 서초 사옥 전경. 사진=허지현 기자

한국금융경제신문=허지현 기자 | 삼성그룹이 오는 3월 22일 창립 88주년을 맞이한다. 1938년 대구의 작은 상회에서 시작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한 삼성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영 환경 속에서 창립기념일을 맞이하게 됐다.

삼성은 故이건희 선대회장이 있을 때부터 창립기념일에 어떠한 메시지나 영상으로 기념한 적이 없다. 이처럼 삼성은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축배를 들기보다는 ‘기술 초격차’를 재확인하고,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번 창립기념일도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조용한 혁신 기념일’로 보낼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좋아 주주들의 기대가 크고 기업에 대한 가치가 올라간 만큼 조용하지만 강하게 미래 혁신 보이겠다”고 말했다.

◆88년의 헤리티지…‘삼성상회’에서 ‘글로벌 삼성’까지

삼성의 역사는 대한민국 현대 경제사와 궤를 같이한다. 故이병철 창업회장이 자본금 3만원으로 설립한 삼성상회는 국수와 청과물을 팔던 작은 점포였다. 이후 ‘사업보국’의 기치 아래 제일제당, 제일모직을 거쳐 1969년 삼성전자를 설립하며 전자 산업의 기틀을 닦았다.

이후 이 선대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했고, 이는 삼성을 로컬 기업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처절한 혁신은 삼성을 반도체, 스마트폰, TV 분야에서 세계 1위의 반열에 올리며 삼성 신화를 완성했다.

◆2026년 삼성이 가야할 길…AI 반도체 전쟁과 초격차의 위기

창립 88주년을 맞은 삼성의 현주소는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반도체(DS) 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인 TSMC와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2026년은 AI 반도체 생태계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번 창립기념일을 기점으로 차세대 반도체 공정인 2나노(nm) 이하 공정의 수율 안정화와 AI 가속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인적·물적 투자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한 메모리 사업으로 HBM3E 및 차세대 HBM4 시장의 주도권 탈환을 위한 기술 로드맵을 강화하고, 갤럭시 S시리즈를 필두로 한 ‘모바일 AI’ 생태계 확장 및 가전과 연동된 ‘스마트싱스’ 고도화화로 디바이스 경험도 기반을 다져갈 전망이다. 바이오, 로봇, 전장 사업을 잇는 제4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기술과 인재로 정면돌파”

이재용 회장은 이번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별도의 대규모 행사 대신 현장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실리를 챙기고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강조하는 ‘뉴 삼성’의 핵심 키워드는 ‘기술’과 ‘인재’다. 이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초격차 기술 확보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사법 리스크의 상당 부분이 해소된 시점인 만큼, 그동안 미뤄왔던 대형 M&A(인수합병)나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직 문화 혁신…‘관리의 삼성’과 ‘유연한 삼성’의 융합

삼성은 창립 88주년을 맞아 수직적이었던 조직 문화를 수평적이고 유연하게 바꾸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직급 통폐합, 수평적 호칭 사용 등에 이어 이제는 성과 중심의 합리적인 보상 체계와 유연 근무제를 전 사업부로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노사 관계 정립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불거진 노사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상생의 노사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은 창립기념일을 맞아 대규모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 임직원 봉사활동은 물론,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청년 SW 교육(SSAFY)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선다. 이는 이 선대회장의 ‘동행’ 철학을 계승 발전시킨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88년 전 대구의 작은 상점에서 출발한 삼성은 이제 100년 기업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는 중이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AI의 시대, 삼성은 다시 한 번 ‘파괴적 혁신’을 보여 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단순히 매출액 1위 기업이 아닌 인류의 삶을 바꾸는 기술을 선도하고 사회적 존경을 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삼성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88주년 창립기념일은 그 거대한 대항해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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