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익 200조·내년 300조 추정...한국 기업 왕좌 탈환하나
메모리반도체 호황 지속, D램·낸드 가격 폭등...HBM4도 약진
AI, LLM 넘어 추론·피지컬AI로 진화...빅테크 협업 확대 전망
증권가 "삼성전자 매수, 지금도 안 늦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미국-이란 전쟁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증시를 덮친 와중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만에 30조원이 늘었다. SK하이닉스를 제치고 한국 기업 영업익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현 수준보다 10만원이 높은 최고 32만원까지 치솟았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호실적과 목표가 상향의 주된 근거다. 범용 D램 가격 상승은 물론 엔비디아 향 프리미엄 고대역폭메모리 HBM4 출하가 수익성을 대폭 개선시킨다는 판단이다. 피지컬 AI 시대를 앞두고 5년 이상의 장기 전망도 밝게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컨센서스 추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삼성전자 197조215억원, 하이닉스 162조원이다. 3개월 전부터 삼성전자가 하이닉스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사진=에프앤가이드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197조215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167조5617억원, 3개월 전 84조688억원, 6개월 전 40조3732억원에서 급격히 상향 중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162조6512억원, 1개월 전 143조4868억원, 3개월 전 76조1434억원이었다. 6개월 전(43조3057억원)만 해도 삼성전자를 앞서다가 3개월 전부터 역전됐다.
이달 이란 전쟁 발발 후 발표된 리포트에서는 삼성전자 올해 영업익 추정치는 200조원을 웃돌았다. 대신증권(16일) 241조원, 다올투자증권(11일) 235조원, 하나증권(13일) 229조원, 미래에셋증권(10일) 226조원, KB증권(12일) 220조원 등이다.
내년엔 300조원 이상을 예상하는 곳도 있다. 하나증권 303조원, KB증권 301조원이다. 대신증권은 251조원, 미래에셋증권은 285조원이며, 다올투자증권은 올해보다 낮은 220조원이다. 컨센서스는 222조원이다.
목표주가는 KB증권이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32만원(기존 24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30만원(기존 25만원), 다올투자증권은 29만원(기존 27만원)이며 ▲미래에셋증권 27만5000원, 대신증권 27만원(기존과 동일)이다.
삼성전자의 GTC 2026 부스에 전시된 HBM4E(오른쪽)와 코어다이 웨이퍼. 사진 제공=삼성전자
빅테크 협업, 갈수록 확장
이날 삼성전자는 3.02% 오른 19만4400원으로 출발했다. 간밤 미국 엔비디아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6'에서 AI 모멘텀을 되살린 영향이다.
16일(현지시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에게 각별한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자사 추론 전용 칩을 소개하며 "삼성이 우리를 위해 '그록(Groq)3' 언어처리장치(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며 "지금 최대한 빠르게 생산을 늘리고 있다. 삼성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칩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시스템에 탑재된다고 설명하며 "올해 하반기, 아마 3분기께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GTC 전시장에서 차세대 HBM인 HBM4E의 실물 칩과 적층용 칩 '코어 다이' 웨이퍼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하이닉스나 마이크론 같은 경쟁사와의 격차를 부각하기 위함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하이닉스에 앞서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출하를 시작한 바 있다.
이번 HBM4E는 HBM4의 확장판(Extended)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는 핀당 16Gbps, 대역폭은 4TB/s다. HBM4는 각각 13Gbps, 3.3TB/s였다. D램 적층시 HBM4에는 TC본딩 기술이, HBM4E에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쓰였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을 지난해 72조1000억원, 올해 220조7000억원, 내년 272조원으로 예상했다. 낸드는 32조7000억원, 80조8000억원, 내년 111조1000억원이다. 사진=KB증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을 크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론 AI 성능의 급격한 향상과 함께 오는 2030년 AGI(범용인공지능)를 대비한 피지컬 AI 사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김동원(리서치본부장)·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은 기존 텍스트 중심의 LLM(거대언어모델)을 넘어 시각·언어·행동을 통합한 VLA(Vision Language Action) 기반 AI 모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며 "추론 AI와 피지컬 AI의 확산은 로봇, 자율주행 등 다양한 엣지 디바이스의 데이터 처리 및 저장 수요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AI 필수 전략 자산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과 오는 2030년까지 5년 장기공급계약(LTA) 논의도 확대 중이라고 봤다. 메모리 반도체 물량은 이미 내년 분까지 완판됐다는 판단이다.
범용 D램과 낸드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터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DDR5 16Gb(2G×8) 스팟 가격은 평균 39.5달러, DDR4 8Gb(1G×8) 스팟 가격은 평균 33.58달러다. 한 달 전보다 각각 3.76%, 2.35% 올랐다. 낸드 범용 제품인 128Gb 멀티레벨셀(MLC)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 12.67달러로 치솟았다. 1월(9.458달러)과 비교할 때 33.9% 급등했다.
KB증권은 올해 D램 가격 상승률이 전년 대비 148%, 낸드는 11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삼성전자 D램(HBM 포함) 매출은 지난해 72조1000억원에서 올해 220조7000억원, 내년 272조원으로 폭증한다는 계산이다. 낸드는 32조7000억원, 80조8000억원, 내년 111조1000억원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전망. 사진=교보증권
아직 늦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는 지난달 26일 21만8000원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란 전쟁 발발 후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졌을 때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2월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패닉셀을 겪으며 삼성전자 주가는 단 5거래일 만에 19.9% 하락했다"며 "종전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워 불확실성은 상존하나, 메모리 업황의 선행 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가격 매력도와 배당 수익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며 "연초 이후 주가 급등으로 기회상실공포(FOMO)의 불안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지금이 돌이켜볼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란발 리스크에 적응해 주가가 반등하고 있는 현 시점도 기조는 비슷하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메모리 초호황과 영업이익 1위 탈환, 주주환원 강화와 약점 보완 등 기대할 것은 많다"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적극적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올해 흑자 전환 기대감이 커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비메모리)도 실적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업체들의 ASIC(주문형반도체) 칩 출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TSMC의 선단공정 공급 부족이 지속되며 삼성 파운드리로 주문 분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HBM4부터는 메모리 스택과 로직 다이를 함께 설계하는 구조로 변화하면서 일부 빅테크 고객사들이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동사(삼성전자) 파운드리 주문 확대를 논의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 범용 D램 점유율(위)과 HBM 점유율 추이. 사진=카운터포인트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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