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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인도법인, 현지 유통사와 미수금 분쟁 항소심 본격화

삼성전자 인도법인이 인도 현지 유통사와의 분쟁 항소심에 본격 돌입해, 오는 7월 9일 1심 패소 판결을 뒤집기 위한 심리를 진행한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9월 22일 인도 하급 법원이 시효 만료와 절차적 결함을 이유로...

삼성전자 인도법인, 현지 유통사와 미수금 분쟁 항소심 본격화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글로벌 법정 분쟁 이슈를 심도 있는 취재로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삼성전자 로고.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인도법인이 인도 현지 유통사와의 분쟁 항소심에 본격 돌입해, 오는 7월 9일 1심 패소 판결을 뒤집기 위한 심리를 진행한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9월 22일 인도 하급 법원이 시효 만료와 절차적 결함을 이유로 삼성전자가 승소했던 약 2억3000만원(1476만 루피) 규모의 중재 판정을 취소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16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고등법원은 삼성전자 인도법인이 제기한 항소심 절차와 관련해 상대측인 ‘선시티 디스트리뷰터스(Suncity Distributors, 이하 선시티)‘에 4주 이내로 항소 이유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서면 공방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오는 2026년 7월 9일 본격적인 변론 기일을 열어 1심 판결의 적정성을 집중 심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선시티의 법적 공방은 18년 전인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라자스탄주 조드푸르를 거점으로 하는 유통사 선시티와 가전제품 유통 계약을 맺고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핵심 품목을 대량 공급했다. 초기 양측의 거래 규모는 전체 9000만 루피(약 14억4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0년경 물품 대금 결제 방식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선시티측이 제품을 수령하고도 약 785만 루피의 미수금을 고의로 결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선시티는 삼성전자가 약속했던 리베이트 정산과 판매 장려금 지급을 회피했으며, 오히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원치 않는 물량을 강제로 할당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영업을 했다고 반박했다.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자 삼성전자는 2011년 담보로 받아둔 선시티의 수표를 은행에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계좌 폐쇄로 부도 처리가 되면서 사태는 법정 싸움으로 비화했다.

사진=인도 뉴델리 파티알라 하우스 법원 판결문 발췌

삼성전자는 유통 계약서에 포함된 중재 조항을 근거로 2014년 3월 공식 중재를 신청했다. 5년에 걸친 심리 끝에 2019년 9월 14일, 단독 중재인은 삼성전자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했다. 중재인은 선시티가 삼성전자에 원금과 연 15~22%의 고율 지연 이자를 더해 총 1476만 루피(약 2억36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선시티는 인도 중재법 제34조에 따라 뉴델리 파티알라 하우스 법원에 이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5년 9월 22일 1심 법원은 삼성전자의 승소 판정을 취소했다. 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이유는 실체적 진실이 아닌 절차적 결함 때문이었다. 또한 삼성전자가 중재를 시작하기 전에 보낸 통지서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인도 중재법 제21조에 따르면 중재 절차는 피청구인이 ‘중재를 개시하겠다는 요청’을 담은 통지서를 수령한 날부터 시작된 것으로 간주한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23일에 보낸 문서가 이 통지서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원은 이 문서의 성격을 단순히 대금 지급을 촉구하는 ‘지급 독촉장’으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해당 문서에는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중재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경고만 있을 뿐, 중재인을 선임하겠다거나 중재 절차를 즉시 개시하겠다는 확정적인 의사 표시가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이 판단은 시효 문제로 이어졌다. 인도 법상 채권 청구 시효는 마지막 거래일로부터 3년이다. 양측의 마지막 거래일이 2010년 6월 10일이었으므로, 시효는 2013년 6월 9일에 이미 만료된 상태였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2013년 8월에 보낸 문서가 부적절했기 때문에, 적법한 중재 신청 시점은 실제 신청서를 낸 2014년 3월로 봐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시효가 한참 지난 뒤에야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채권 청구권 자체가 소멸했다는 논리다. 삼성이 담보 수표 부도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 연장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하급 법원 판결에 법리적 오해가 있다며 즉각 항소했다. 2013년 발송 문서는 중재 개시를 위한 사전 통보 성격이 명확했다는 취지다. 특히 선시티가 5년 넘는 중재 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방어권을 행사해 온 점을 강조했다. 이제 와서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는 논거다.

※ 용어 설명

인도 중재법 제34조:

법원이 중재 판정의 실체적 내용을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적 결함이나 공공정책 위반 등 특정 사유가 있을 때만 판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로 중재 합의의 무효, 중재 통지의 부적절, 중재 범위를 벗어난 판정 등이 취소 사유가 된다.

정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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