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여명 모여 내달 총파업 예고
이재용 사진 밟는 퍼포먼스 벌여
주주들 “재산 피해” 맞불 집회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장련성 기자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왕복 8차로 도로 1㎞ 구간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라고 적힌 검은 조끼를 입은 노조원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 폐지 실현하자” 등 연신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째째용’이라는 문구가 적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진을 밟는 퍼포먼스도 했다. 동료와 집회에 참여했다는 노조원 이모(34)씨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고 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을 위한 ‘세 과시’에 나섰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45조원)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 전체 임직원(약 12만명)의 3분의 1 수준인 4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집회 시작 직후 무대에 오른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 이상으로 하루에 약 1조원이다. 총파업 기간 18일을 멈추면 18조원 가까운 공백이 생긴다”며 “이것이 숫자로 보일 수 있는 우리의 가치”라며 사측을 압박했다. 10년 차 직원이라고 밝힌 한 노조원은 “과거와 달리 경영진이 현장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며 “이번 집회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현재 연봉의 50%로 정해진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책정하라고 요구한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영업이익 10%)보다 높은 수치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인 300조원 기준으로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지난달 교섭에서 회사는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3%를 활용하고, 특별 포상의 형태로 50% 상한선을 넘길 수 있도록 노조 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영구 폐지하라고 요구하며 교섭을 중단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4개월 동안 200명 이상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했다”며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일 삼성전자 소액주주가 포함된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회원들이 노조 집회가 열리는 인근에서 노조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삼성 노조는 첫 파업을 진행했지만, 참가자가 적어 반도체 생산에는 차질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파업에 3만~4만명이 참가한다면 대규모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객사 납기 지연과 협력사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 등에 관여하는 직원들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비판하는 주주 측 집회도 있었다. 노조 집회장 맞은편에서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반도체 공장을 멈추겠다는 것은 주주 재산에 대한 피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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