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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노조, 중노위서도 '영업익 15%' 집착…협상 난항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의무 지급하도록 명문화한 사례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대규모 고정비 부담은 기업...

삼성전자 노조, 중노위서도 '영업익 15%' 집착…협상 난항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린 사후조정회의를 하던 중 잠시 나왔다가 들어가고 있다. [출처=연합]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했지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경영환경과 업황 변동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보상 체계'를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고정적으로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화'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노조 요구안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산업계 전반의 보상 요구 확산,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등 연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업익 15% 고정' 요구…"반도체 산업 특성과 충돌"

회사 측은 현행 OPI 제도와 특별보상을 결합하는 형태의 보상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실적이 부진할 경우 기존 OPI 체계를 유지하고, 실적이 개선되면 별도 특별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경쟁사 대비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실제 지급 규모 역시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는 성과 공유 원칙은 유지하되, 업황과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지급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반면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고정 성과인센티브 지급 제도화는 사실상 성과급을 고정비에 가깝게 만드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의무 지급하도록 명문화한 사례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대규모 고정비 부담은 기업 경쟁력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등락 폭이 크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업황 변화에 맞춰 투자와 비용 구조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성과급으로 배분할 경우 업황 둔화 시 미래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인 구조”라며 “자본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질 경우 중장기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전반 확산 우려…"보상 인플레이션 가능성"

삼성전자의 성과급 체계는 국내 산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노조 요구대로 '영업이익의 15% 지급'이 제도화될 경우 다른 대기업과 IT업계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최근 산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영업이익의 1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현대차와 LG유플러스는 30% 수준 요구 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제도화를 할 경우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공공부문까지 영업이익 분배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처럼 시장 영향력이 큰 기업에서 고정 비율 성과급 모델이 정착될 경우 업종 특성과 재무 여건이 다른 기업들까지 유사한 기준을 따라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결국 기업 전반의 인건비 부담 확대와 투자 위축,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시장 양극화 심화"…협력사 부담 확대 우려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부작용 우려가 제기된다. 대기업이 높은 고정 비율 기반의 성과급 체계를 구축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과의 보상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사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역시 한층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으로의 인력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한 협력사는 인력난과 상대적 박탈감에 직면하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연한 성과급 체계가 현실적 대안"

업계 안팎에서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자동 배분하는 경직된 구조보다는 경영 여건과 투자 계획, 업황 등을 종합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성과급 체계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초과 성과에 대해 특별보상을 추가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으로 읽힌다.

성과 공유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과 대규모 투자 수요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기존 OPI 제도 개편 문제에 대해 노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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