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박규찬 기자] 삼성전자가 다음 달 예고된 노동조합의 대규모 총파업을 앞두고 법원에 위법한 쟁의행위를 막아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국가 첨단 전략산업인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 등 치명적인 타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법적 조치로 풀이된다.
위법적 쟁의행위 사전 차단 목적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 달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는 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해 경영상 중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국가 경제에 악영향이 미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헌법상 보장된 합법적인 쟁의행위 자체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금지된 위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으로 사측이 우려하는 위법 행위는 노조법에 명시된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제42조 2항),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제38조 2항),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제42조 1항),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제38조 1항) 등이다.
반도체 사업장이 국가 첨단 전략기술을 다루는 만큼 대형 안전사고 및 대규모 생산 차질을 미리 방지하겠다는 의지다.
성과급 상한 폐지 두고 갈등 장기화
삼성전자 5개 노조 연합인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3월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과반의 참여 속 93.1%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오는 4월 23일 결의대회 집회를 열고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창사 이래 두 번째이자 역대 최대 규모인 5월 총파업을 예고한 노동조합의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OPI) 산정 기준의 투명화와 상한선 폐지'로 압축된다.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 및 산정 기준 투명화다. 노조는 역대급 실적을 낸 반도체 부문 직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며 연봉의 50%로 설정된 OPI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주장했으나 사측은 다른 사업부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지난 2월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는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 행태를 비판하는 1인 시위가 등장하기도 했다.
노조는 "회사가 임금 교섭과 관련해 의미 있는 안건을 제시하지 않고 노조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교섭 파행의 책임을 사측에 돌리고 있다.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우려
노조가 실제 5월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는 물론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뼈아픈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 공장(Fab)은 공정 특성상 24시간 가동이 필수적이며 조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주요 라인이 점거될 경우 라인 복구와 폐기 물량 발생으로 인해 10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노조 측 역시 파업 강행 시 평택 반도체 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 노조의 5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업계와 노조 측 추산에 따라 최소 5조 원에서 최대 10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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