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 vs 투자 여력 우려…협상 장기화 가능성
하이닉스 모델 도입 논쟁 속 비율·총액 쟁점 부상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넘어 전면 파업 국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반노조 출범 이후 첫 대규모 쟁의행위가 예고되면서, 보상 구조와 투자 여력 사이의 충돌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과반노조 및 근로자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달 23일 대규모 결집 행사를 진행한 뒤, 다음달 21일부터 6월 초까지 일정 기간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오는 23일 총 결기대회에 3,4만명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 손실이 회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산정 방식이다. 노조는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중심 체계가 실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영업이익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성과에 연동된 보상이 마련돼야 인재 유출을 막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노조는 이러한 요구가 특정 사업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TV·가전 등 다른 사업부에서도 성과와 보상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산정 기준이 바뛰면 사업부 전반의 보상 체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방향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사례와 비교되며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성과급 재원을 설정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노조 역시 유사한 방식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편의 방향성 자체는 업계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세부 조건에서는 차이가 존재한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더 높은 비율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인 반면, 시장에서는 그 규모가 커질 경우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실적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성과급 총액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생산과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자동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생산 차질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노사 갈등 자체가 대외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이번 쟁의행위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성과급 제도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교섭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동시에 법적 범위 내에서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사측과 시장에서는 장기적 경쟁력 관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공지능 반도체와 첨단 공정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내부 이슈도 변수로 등장했다. 최근 일부 조합원과 관련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제기되자, 노조는 과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며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해당 사안은 별도의 수사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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