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초과이익성과급(OPI)의 50% 상한선 넘는 특별 포상 제안
노조 "특별 포상은 휘발성 보상" 교섭 중단 선언 '제2 총파업' 긴장감 고조
내부 불균형 우려에 사측 난색...AI 반도체 주도권 경쟁 속 악재 부상
전국삼성전자 노동조합의 2024년 총파업 궐기대회.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제시한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 개선안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교섭 중단을 선언하면서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측은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에 발맞춰 실질적인 성과급 상한 폐지와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제안하며 타결을 시도했으나 노조는 성과급 산정 방식의 영구적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교섭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탈환을 선언한 중차대한 시점에 발생하여 향후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 전망' 근거한 사측의 보상안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본격적인 공급 확대를 근거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눈높이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배가량 급증한 4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대신증권은 최대 45조원까지 추산하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버금가는 실적 회복을 예고했다.
이러한 압도적인 실적 전망치를 배경으로 삼성전자는 30일 사내 공지를 통해 메모리사업부 경영 성과가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의 50% 상한선을 넘어서는 특별 포상을 지급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사측은 최근 3년 평균치인 4.8%를 크게 웃도는 6.2%의 임금 인상률과 영업이익 13% 수준의 성과급 재원 활용을 제안하며 실적 개선에 따른 과실 공유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27일 사측의 이러한 제안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전격적인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사측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교섭 중단의 핵심 사유로 OPI 제도화 여부에 대한 견해차를 꼽으며 사측이 제시한 특별 포상 형태는 경영진의 재량에 따라 언제든 축소될 수 있는 휘발성 보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조는 사측의 교섭 태도를 불성실로 규정하며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의 판단을 받기 위한 행정 절차에 공식 돌입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 연합뉴스
노조 강경 대응의 근거 SK하이닉스와의 비교
삼성전자 노조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보상 체계 변화와 그에 따른 내부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앞서 2025년 9월 임금 협상을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기본급 1000% 상한선을 폐지하는 파격적인 안을 최종 타결한 바 있다. 이 합의에 따라 실제 2026년 2월 SK하이닉스 직원들은 기본급의 2964%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받았으며 이는 삼성전자 DS부문 대비 압도적인 보상 격차를 야기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삼성전자의 실적 또한 경쟁사 못지않게 회복된 만큼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 10% 산정 방식을 명문화하는 등의 영구적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단순한 일회성 성과급 지급이 아닌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의 확립만이 인재 유출을 막고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반도체 패권전쟁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
사측은 노조 측 요구안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메모리 외 사업부인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부문의 성과급 지급률이 기존보다 급격히 하락하는 등 내부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을 2025년 지급률에 대입할 경우 비메모리 부문의 지급률이 47%에서 11%로 급감하여 사업부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조직 결속력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측은 우선 특별 포상 형태로 경쟁사 이상의 수준을 보장하고 제도는 차후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조합원 수가 7만명을 돌파한 세를 바탕으로 단체 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래 2024년 7월 사상 첫 총파업을 겪은 전례가 있어 이번 교섭 결렬이 재차 총파업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가뜩이나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생산 공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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