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사법 리스크와 파업 위기가 겹치며 삼성전자의 노사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경찰이 삼성전자 '노조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이번 주 중 사측 관계자 조사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노조는 내달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삼성전자 '노조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삼성전자 개인정보 업무 담당자 및 법무팀 관계자와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이들을 불러 고소 배경과 명단 작성·유포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삼성전자 '노조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삼성전자 개인정보 업무 담당자 및 법무팀 관계자와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사건은 삼성전자가 사내 임직원의 노조 가입 여부가 포함된 명단이 작성·공유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9일 성명불상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회사 측은 특정 직원이 사내 시스템에서 부서명·성명·사번·노조 가입 여부 등을 무단 추출해 단체 메신저에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삼성전자가 최근 별도로 고소한 '임직원 개인정보 무단 수집' 사건도 병행 수사 중이다. 사측은 한 직원이 사내 업무 사이트에 1시간 남짓한 시간에 2만여 회 접속해 타 직원 정보를 조회하고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가 있다며 고소했다. 이 같은 정황은 사내 이상 트래픽 감지 시스템을 통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주일 간격으로 접수된 두 사건의 연관성을 검토한 뒤 병합 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보주체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과 목적 외 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에 대한 형사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노사 관계는 초기업노조의 총파업 선언으로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파업을 예고했다. 파업 강행 시 회사에 20조~30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위원장이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 미참여자에 대한 명단을 관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측의 블랙리스트 의혹에 이어 노조 또한 '역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파업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노사 모두가 '명단 관리'를 앞세워 압박 강도를 높이는 구도가 고착되면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법 리스크와 생산 차질 우려가 동시에 불거진 만큼 삼성전자가 노사 신뢰 회복과 내부 통제 점검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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