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의 대규모 파업을 앞두고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노사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사측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이유로 들었고, 노조는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인천지방법원에 노동조합을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2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원료·제품의 변질이나 설비 손상을 막기 위한 작업은 유지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강조한다. 세포 배양과 정제 과정은 24시간 연속으로 이어져야 하며, 공정이 멈추거나 흔들릴 경우 세포 사멸이나 단백질 변질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제품 전체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한 손실이 수천억원에서 최대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측은 특히 고객사 신뢰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구조상 품질과 납기 준수가 핵심 경쟁력인데,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 관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상생지부는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도 불구하고 집회와 파업 일정은 변동 없이 진행할 예정이며,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의 조치가 사실상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한다. 노조 측은 “사측의 쟁의금지 가처분 신청은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막아보겠다는 행위”라며 “연속공정이라는 이유로 파업을 제한한다면 정유, 식품, 제철 등 다른 산업도 파업을 할 수 없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또 법 해석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는 “노조법 제38조 2항은 최소한의 유지·보전 조치를 요구하는 규정일 뿐, 이를 근거로 파업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법의 취지를 넘어선 과도한 해석”이라며 “회사가 법을 임의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양측은 총 1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는 오는 22일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집회를 연 뒤 다음 달 1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노사 분쟁을 넘어 바이오 산업 특유의 ‘연속 공정’과 노동권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이유로 쟁의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지, 그 범위와 기준을 둘러싼 법적 판단이 향후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 역시 쟁의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룹 전반으로 노동 이슈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처분 결과가 향후 첨단 제조업 전반의 노사 관계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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