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삼성그룹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을 발판으로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자부문이 그룹 이익 대부분을 견인하는 가운데, 조선·바이오 등 비전자부문도 보완 역할을 수행하며 전반적인 실적 안정성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NICE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444조원, 영업이익 49조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매출 358조2000억원, 영업이익 42조5000억원을 달성하며 그룹 전체 실적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사진=나신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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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자부문은 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업황 개선으로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구조적 확대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과거 업황 침체 이후 감산을 통해 공급을 제한하고, 수익성 중심의 보수적 생산 전략을 유지하면서 시장은 타이트한 수급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생산 역량이 집중되면서 범용 제품 공급 부족이 심화됐고, 이는 전반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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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부문 외 계열사들도 일부 보완적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전기의 경우 AI 서버 확대에 따른 고성능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 증가로 매출 기반이 확대되고 있으며,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2025년 2조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비전자부문에서는 사업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건설부문은 삼성전자 평택 P3,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FAB 등 주요 프로젝트 종료와 신규 수주 감소 영향으로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19.7% 감소한 24조원에 그쳤다. 공사비 상승과 고정비 부담 증가로 영업이익도 2024년 2조2000억원에서 2025년 1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중공업부문은 글로벌 조선업 호황의 수혜를 입었다. 해상 물동량 증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확대에 따라 신조 발주가 지속됐고, LNG선 선가가 2021년 이후 약 40% 상승하면서 수주잔고의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고선가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며 건설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바이오부문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확대되며 최근 3개년 연평균 32.3%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생산능력 1위의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기반으로 신규 수주가 지속 확대되고 있는 점이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재무구조 역시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 37.8%, 순차입금의존도 -13.3%를 기록했다. 총차입금은 반도체·바이오·IT 투자 확대에 따라 2022년 29조5000억원에서 2025년 47조7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잉여현금흐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100조원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그룹은 149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안정성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잉여현금창출력이 유동성 축적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전망이다.
다만 일부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건설부문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원자재 수급 불안과 공사비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중동 지역 사업장의 공사 지연 및 자재 공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공업부문 역시 카타르 LNG 생산시설 피격으로 일부 프로젝트 납기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외 환경 변화도 변수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강화와 공급망 재편은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는 현재 무관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향후 관세 도입 가능성이 있으며, 2차전지는 북미 매출 비중과 해외 소재 조달 구조로 인해 관세 부담에 노출돼 있다.
반면 바이오부문은 미국의 생물보안법 도입에 따른 중국 바이오기업 규제 강화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 기반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나신평은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공급 제한 구조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전자부문을 중심으로 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매우 우수한 신용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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