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인공지능(AI) 풀스택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1년까지 1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충에 5조원, 인수합병(M&A)에 4조원, AI 서비스·플랫폼에 1조원을 각각 투입한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은 23일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변화하는 AX(AI 전환) 환경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전략적 투자와 인수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2031년까지 10조원의 중장기 투자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이 실적 컨퍼런스콜에 직접 등장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투자 재원은 상당 부분 확보됐다. 삼성SDS는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KKR을 대상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이달 말 투자금이 유입되면 기존 현금성자산 6조4801억원과 합쳐 즉시 집행 가능한 재원이 7조6000억원에 이른다. 연간 영업활동으로 50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추가로 쌓이는 점을 감안하면 5년 안에 10조원 규모의 투자 여력이 마련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AI 인프라 투자 5조원은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된다. 구미 AI 데이터센터 신설과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에 2조원이 우선 투입되며, 수요 변화에 따라 구미 센터 증설에 추가로 2조원을 집행한다. 나머지 1조원은 기존 데이터센터 장비 교체와 시설 개선에 쓰인다.
이 사장은 "엔비디아의 최신 고성능 GPU인 B300을 도입해 서비스화함으로써 급증하는 고성능 추론 서비스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큐리오사AI와 협력해 국산 AI NPU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A에 배정된 4조원은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삼성SDS는 북미 소프트웨어 기업과 아시아 IT 서비스 기업 인수로 해외 거점을 확보하는 한편 피지컬 AI, 디지털 자산, 항공물류 등 신성장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기로 했다. KKR은 이사회 옵저버로 참여하면서 투자 자문과 포트폴리오 기업 간 협력 기회 발굴을 지원한다.
이 사장은 "세 가지 영역에서 잠재적 타깃 파이프라인을 계속 발굴하고 있다"며 "이번 KKR과의 전략적 협력으로 검토부터 실행까지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실행력 강화를 위해 JP모건 출신의 박일우 상무를 기획팀에 영입하는 등 외부 전문가 수혈도 진행 중이다.
나머지 1조원은 자체 AI 플랫폼 '패브릭스(FabriX)'와 솔루션 '브리티(Brity)' 고도화, 산업별 특화 에이전트 개발에 투입된다.
사진=삼성SDS
한편 공격적인 투자 기조는 부진한 1분기 실적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삼성SDS는 이날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3529억원, 영업이익 78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8% 급감했다. 퇴직금 산정 기준 변경에 따라 1120억원 규모의 퇴직급여비용이 일시에 반영된 여파다.
2분기부터는 실적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김태호 삼성SDS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IT서비스 부문이 매출을 견인해 2분기 이후 연간 미드싱글(4~6%)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대외 금융·공공 사업 확대로 매출 성장률도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사업의 수요는 이미 확인됐다는 평가다. 김은영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부사장은 "동탄 데이터센터 서관 한 층은 이미 GPU 워크로드를 중심으로 가동 중이며 나머지 3개 층도 국가 GPU 관련 사업으로 예약돼 내년 중 전 층이 가동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SDS는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2%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김 부사장은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가 AI 전환의 중요한 변곡점인 만큼 AI 인프라와 M&A에 우선 투자해 장기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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