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7억원) 대비 79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부실 매장 정리를 중심으로 한 고강도 점포 효율화 전략이 주효했던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때 400개를 넘었던 오프라인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96개까지 축소됐다.
다만 가전 소비 침체와 점포 정리 여파로 순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2조3001억원에 그치며 3년 연속 외형 축소세를 이어갔다. 고강도 구조조정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개선 신호도 감지된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총이익률(GPM)은 29.6%로 전년 대비 0.9%p 상승했다. 체험형 콘셉트로 전환한 리뉴얼 매장의 매출은 39.2% 증가했고, 직매입 자사몰 중심의 이커머스 매출도 8% 늘었다.
삼성 '아성'에 밀린 하이마트 점유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기반 프리미엄 가전을 자사 매장과 온라인몰에 집중 배치하고, 전용 생태계(삼성 SmartThings, LG ThinQ)를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혜택과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모객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롯데하이마트나 전자랜드 같은 전통 양판 유통사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시장 점유율은 역전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38.7%로 가전 유통 업계 압도적 1위였던 롯데하이마트의 점유율은 2024년 27.7%까지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판매(삼성스토어)는 같은 기간 26.6%에서 40.8%로 급등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25년 추정치에서는 50%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판매망인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 역시 2024년 25.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롯데하이마트를 2%p 안팎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1인 가구' 틈새… PB의 경제학
물론 유통사 PB만으로 수조 원대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하는 제조사들의 기술 아성을 넘거나 대규모 모객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핵심인 가전 시장에서 하이마트라는 유통 브랜드가 삼성이나 LG의 브랜드 파워를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하이마트의 PB 전략은 단순한 제품 경쟁을 넘어 유통 마진 구조 혁신과 시장 확대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제조사 브랜드(NB) 제품은 판매 시 제조사에 종속된 수수료 구조를 따르지만, 플럭스는 상품 기획부터 개발·품질 검증·운영까지 하이마트가 직접 관리한다. 이를 통해 NB 대비 높은 마진율을 확보하고 제조사 가격 정책에 덜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마트 PB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1409억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의 자사몰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모든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 생태계에 갇히길 원하지는 않는다"며 "롯데하이마트가 PB로 가성비 수요를 잡고 구독 서비스로 멀티 브랜드 플랫폼 가치를 증명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생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플럭스 신제품 60종을 추가 출시해 운영 품목을 200여개로 확대하고 신규 고객층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플럭스는 기존 제조사와 점유율 경쟁을 벌이기보다 가전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춘 틈새 수요를 공략해 고객 선택지를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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