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1분기 매출 720% 급증
정부 전폭 지원 업고 턱밑 추격
생산 차질땐 반사이익 주는 셈
삼성전자가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노사 간 소모전을 벌이는 사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인공지능(AI)발 호항과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국내 ‘빅2’를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실제 중국 내 1위이자 세계 4위 D램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올해 1분기 700%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AI 인프라 수요 폭증으로 공급 공백이 곧장 시장 판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시기에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 집안싸움의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9.13% 늘어난 508억 위안(약 1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268.45% 급증한 330억1200만 위안(약 7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CXMT는 “전 세계 컴퓨팅 수요의 지속적 증가 및 세계 주요 공장들의 생산 능력 배분 영향 등으로 1분기 D램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갔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대폭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CXMT는 올 상반기 매출 전망치로 전년 동기 대비 612.53~677.31% 증가한 1100억~1200억 위안을 제시했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이 ‘2강 1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90%를 훌쩍 넘는다. CXMT의 시장 점유율은 약 7% 수준에 그쳐 아직은 3사의 독주 체제를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CXMT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설계·제조·장비·소재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는 한편 자국 기업들에는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실적은 미미한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지만 자국 내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PC 제조사인 레노버와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스마트폰 업체에 메모리를 납품하며 세계 공략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중국 반도체 기업은 저사양 시장에서 물량을 확대한 뒤 기술 개발에 집중해 고사양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한다”며 “이들에게 공급 물량을 늘릴 기회를 주게 된다면 향후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메모리 산업은 공급이 수요를 밑돌 때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라서 선두 업체의 생산 차질은 추격자들에게 직접적인 매출 확대 기회가 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공급 부족 사태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자 그간 외면해 왔던 중국산 반도체도 대안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다.
홍상진 명지대 반도체학과 교수는 “최신 사양의 반도체가 필요없는 제품군의 경우 ‘아쉬운 대로 중국산 제품을 쓰자’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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