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 노조, 조합원 7만 5천 명 확보… 법적 근로자 대표권 공인
"이재용 회장 직접 나와야" 압박… 영업이익 15%(약 45조) 성과급 요구
사측, 10조 원 손실 우려에 가처분 신청… 5월 21일 총파업 예고
(ㅍㅍㅅㅅ 진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의 노사 분규 위기에 직면했다. 12만 8,000명의 직원을 대변하는 '과반수 노동조합'이 공식 등장하면서, 그간 사측이 주도해 온 노사 관계의 축이 노동조합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모양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17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사 이래 최초로 과반수 노동조합을 달성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2025년 9월까지만 해도 6,000여 명 수준이었던 조합원 수는 불과 7개월 만에 7만 5,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노조는 지난 2월 고용노동부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지위를 확보했음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제 회사가 일방적으로 운영해 온 노사협의회가 근로자를 대표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유니온숍 도입을 통해 신규 입사자까지 노조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겠다는 공격적인 구상을 내놨다.
노조의 요구는 파격적이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할 것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업계가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적용할 경우, 성과급 규모만 약 45조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상의 수준을 넘어 이익 배분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을 향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변한 것이 없다"며 "파행적 노사 관계의 책임이 있는 회장이 직접 밖으로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전날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특히 5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화학물질 공급 등 국가 핵심 시설인 반도체 생산라인에 미칠 치명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메모리 생산라인은 전원 차단 후 재가동에 수개월이 소요되며, 파업이 지속될 경우 하루 1조 원, 최대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위법 행위를 피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23일 대규모 결기대회를 열어 세를 과시한 뒤, 5월 21일부터 본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과반 노조의 등장으로 내년 임금·단체협약 교섭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가장 혹독한 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ㅍㅍㅅㅅ / PPSS ) 진유미 기자 press@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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