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산업썰전] 삼성전자, 사실상 반도체 원툴…영업익 57조 중 54조가 DS라는...

빅테크 투자 사이클이 둔화되거나 수요가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반도체 업황 역시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은 과거에도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며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여왔다. 결국...

[산업썰전] 삼성전자, 사실상 반도체 원툴…영업익 57조 중 54조가 DS라는...

3년 만에 뒤집힌 구조...‘삼각형’에서 ‘단일 엔진’으로

반도체에 쏠린 대가...사이클 꺾이면 그대로 흔들린다

반도체 의존이 만든 착시와 불안요소들...성과급·조직 갈등 불씨로

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5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숫자만 보면 분명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실적의 내용을 뜯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번 실적은 좋아진 것이 맞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쏠린 실적’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영업이익 57.2조원 가운데 DS(반도체)가 53.7조원을 차지했다. 비중으로 보면 약 94%다. 사실상 삼성전자 영업이익 대부분이 반도체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보니 나머지 사업부는 존재감이 희미하다. MX(모바일)는 2.8조원, VD·가전은 0.2조원, 디스플레이는 0.4조원, 하만은 0.2조원 수준이다. 모두 합쳐도 3조원대에 불과하다.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이쯤 되면 ‘전자회사’라는 표현이 어색해진다. 지금의 삼성전자는 사실상 반도체 회사다.

자료: 삼성전자

3년 만에 뒤집힌 구조...‘삼각형’에서 ‘단일 엔진’으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는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모바일(IM), 반도체(DS), 디스플레이(SDC)가 삼각형을 이루며 실적을 나눠 끌어가는 구조였다. 특정 사업이 흔들려도 다른 사업이 받쳐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완전히 다르다. 2023년 반도체 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내며 전체 영업이익이 6.57조원까지 떨어졌고, 이후 업황 회복과 함께 반도체가 다시 실적을 끌어올렸다. 2024년 32.7조원, 2025년 43.6조원으로 회복된 데 이어, 2026년 1분기에는 단 한 분기 만에 57.2조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회복의 방식이다. 반도체만 살아나고 나머지는 그대로다.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하다.

MX는 2024년 연간 영업이익 10.6조원에서 2025년 12.9조원으로 늘었지만 증가폭은 2조원대에 그친다. 반면 2026년 1분기 기준으로는 2.8조원 수준에 머물러 반도체와의 격차가 압도적으로 벌어진 상태다.

VD·가전은 더 정체가 뚜렷하다. 연간 기준 1조원 안팎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2026년 1분기 역시 0.2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5년 4.1조원으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2026년 1분기에는 0.4조원까지 다시 내려앉았다.

하만 역시 2026년 1분기 0.2조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흐름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제한적이다.

결국 주요 사업부를 모두 합쳐도 3조원대에 그친다. 반도체 하나가 53.7조원을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나머지 사업부는 사실상 ‘보조 역할’ 수준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여러 사업이 나눠서 버는 회사’에서 ‘반도체 하나가 끌고 가는 회사’로 구조가 바뀌었다. 실적이 급등한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다만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삼성전자가 가졌던 ‘포트폴리오 경쟁력’은 희석되고 있다.

반도체에 쏠린 대가...사이클 꺾이면 그대로 흔들린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다.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업황이 좋을 때는 실적이 폭발하지만, 꺾이면 급격히 추락한다. 2023년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반도체 적자 하나로 전체 실적이 무너졌다.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반대로 반도체가 꺾일 경우 충격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번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최근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이다. HBM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슈퍼사이클’ 진입 기대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적지 않다. 빅테크 투자 사이클이 둔화되거나 수요가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반도체 업황 역시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은 과거에도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며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여왔다.

결국 지금의 실적은 반도체 사이클에 올라탄 결과다. 사이클이 이어지면 호황이 지속되겠지만 꺾이는 순간 그 충격 역시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한계가 뚜렷하다. 모바일과 가전이 과거처럼 ‘안정적인 축’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은 점점 더 반도체 한 축에 의존하는 구조로 고착되고 있다. 지금이야 AI 광풍으로 인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반갑지만 언제 거품이 꺼지고 가라앉을지 모르는 일이다. 반도체 사이클이 널뛰기를 하면서 삼성전자 실적 역시 널뛰기를 하게 생겼다.

반도체 의존이 만든 착시와 불안요소들...성과급·조직 갈등 불씨로

문제는 내부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을 성과급으로 배분하자는 요구를 내놓으며, 파업 압박을 하고 있다.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만 최대 45조원에 이른다. 이번에 한 몫 받겠다는 인식이 삼전 노조원들을 지배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은 요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실적 구조를 보면 이 요구는 사실상 DS 내부를 전제로 한 것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90% 이상이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급 역시 DS를 중심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조가 주장하는 수준이 현실화될 경우 DS 직원 일부는 1인당 9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게 되는 반면, 다른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보상에 머무르며 상실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삼성전자 DX 부서에 다니는 한 삼성전자 직원은 "삼성전자 DS 노조 망했으면 좋겠다. 회사 분위기만 어수선하게 만들고 결국 한다는 건 자기 배불리기다"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삼성전자 안에서 사업부에 따라 보상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성과급이 ‘성과’가 아니라 ‘어느 사업부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내부 위화감은 불가피하다.

내부 위화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 국민이 삼성전자 파업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보상관련 논란도 생겨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7일 삼성전자가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한 것을 두고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현재의 회사 이익은 경영진과 노동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밝히며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다.

결국 지금의 실적은 성과이면서 동시에 경고이기도 하다. 반도체가 이끌어낸 숫자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는 쏠림 구조와 내외부 갈등 촉발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함께 쌓이고 있다. 실적은 화려해졌지만 구조는 더 기울어졌다. 지금의 삼성전자는 예전보다 훨씬 불안한 회사가 됐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