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가 초광역 협력의 실질적 컨트롤타워인 ‘추진본부’를 공식 출범시켰다. 기존 과 단위 조직을 3급 본부 체계로 격상해 ‘하나 된 경제권’ 도약을 향한 현장 집행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정부의 ‘5극 3특 균형성장전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초광역 협력을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최후의 생존 전략’으로 삼은 3개 시도지사의 엄중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부울경은 지난 2022년 ‘특별연합’을 폐기하는 대신 행정 협의체 형태의 ‘초광역 경제동맹’으로 손을 맞잡았다. 이듬해 3월 추진단을 구성해 조선·방산·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가치사슬 구축에 매진해 왔다. 그 결과 ‘1시간 생활권’을 위한 광역철도망 확충, 가덕도신공항 연결선 예타 통과, 광역 환승요금 무료화 등 시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 추진본부 출범을 기점으로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부울경이 ‘본부 격상’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부울경은 물리적 통합보다 실질적 경제통합을 우선하는 독자 노선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경북과 충청권은 통합 논의가 난항을 겪는 반면, 광주·전남은 오는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있다. 정부 역시 이 지역에 4년간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 인센티브를 약속한 상황이다.
주지하다시피 인구 76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310조 원 규모의 부울경은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지역 성장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맹 추진본부를 출범시킨 것은 급변하는 지방행정 환경 속에서 균형발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절박한 생존 전략으로 해석된다. 부울경이 행정통합의 대안으로 제시한 ‘경제동맹’ 모델이 실질적인 지역균형발전의 해법임을 입증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언급처럼 행정의 경계는 지도 위에만 존재할 뿐, 시도민의 삶에는 경계가 없다. 부울경은 이제 연방제에 버금가는 자치권과 재정 분권을 확보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실질적 통합 모델’을 완성해야 한다.
부울경은 한 뿌리에서 비롯된 역사적·문화적 기반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경쟁보다는 협력의 틀 속에서 공동의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이제는 행정통합보다 더 견고한 ‘경제적 혈맹’으로 수도권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 지도를 그려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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