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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중동발 산업 위기 곳곳 속출...비상 계획 빈틈없어야

이러한 공급망 타격은 AI 붐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래 먹거리마저 흔드는 지금 위기는 과거 두 차례 오일쇼크를 합친 것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정부는 중동발 위기가 에너지와 물류는...

[사설]중동발 산업 위기 곳곳 속출...비상 계획 빈틈없어야

중동 분쟁 불확실성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국제 유가 선물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375.45포인트(6.49%) 떨어진 5,405.75에 장을 마감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공습한 지 3주가 지난 가운데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전망은 밝지 않아 우리 산업 전반을 뒤덮은 먹구름은 걷히지 않고 있다.

물가 불안에 이어 공급망 붕괴 충격파가 생산 현장을 타격하는가 하면,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4월 위기설'이 고개를 든 23일 코스피는 6% 이상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정도 커지고 있다. 우리 산업 동력을 꺼트릴지도 모를 퍼펙트 스톰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8시간 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초토화할 것이라 최후통첩했으나 이날 시한을 5일 연장하고 이 기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춘다며 한 발 물러났다. 그러나 이란은 앞서 사거리 4,000㎞ 탄도미사일로 미 기지를 타격하는 등 국면 전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를 절반 이상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 산업의 충격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당장 이날부터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시설 가동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프타 수급이 차질을 빚자 LG화학이 여수 2공장을 멈추기로 했고 여천NCC는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고 한다. 셧다운이 확산되면 자동차 조선 전자 건설 등 관련 산업이 대거 영향을 받게 된다. 제조업 전반에서 물량 대란을 겪게 된다는 건데, 물가는 치솟고 기업들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나아가 성장 견인차인 반도체 분야마저 충격파에 노출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반도체 생산 소재인 헬륨 등의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한국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공급망 타격은 AI 붐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래 먹거리마저 흔드는 지금 위기는 과거 두 차례 오일쇼크를 합친 것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정부는 중동발 위기가 에너지와 물류는 물론 산업 전반에 전이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각종 긴급 지원책과 공급 다변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비상 계획을 운용하는 데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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