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인구가 지난해부터 순유출로 돌아서고,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파급효과와 혁신도시 거점화 방향’ 보고서는 대도시 인프라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공공기관을 집중 이전해 거점도시를 조성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준비 중인 만큼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해 2012~2015년 중앙행정기관과 수도권 공공기관이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로 분산 이전됐다. 하지만 2000년 46.3%이던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24년 50.8%로 오히려 높아졌다. 특히 청년인구(19~34세) 비중은 같은 기간 48%에서 56%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2010년대 중반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 유입이 상당했지만, 2023년부터 혁신도시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이 시작됐다. 2025년에는 같은 권역에서 혁신도시로 향하던 인구마저 순유출로 돌아섰다. 공공기관 이전 경제효과는 서비스업 고용 증가에 그쳤다. 전국을 골고루 배려한 ‘나눠먹기식’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이자 예정된 결말이다.
정부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치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분산시켜 놓다 보니 집중 효과가 떨어져서 이번에는 몰아서 보낼 생각”이라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면 원칙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최대한 많이 내려보내겠다거나 소외된 지역을 우선 배려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 정치적 고려를 전면 배제하고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보고서가 지적했듯 산업정책과의 연계도 필수적이다. 다음 총선, 대선이 아니라 50년, 100년 뒤를 내다본 ‘큰 그림’을 그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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