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경남 도내 경찰서장급 고위 간부가 퇴직하자마자 대형 법률회사로 직장을 옮긴 일을 두고 다양한 우려와 논란이 있다. 이런 사례가 점점 늘어나면서 경찰 수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우려와 더불어 이번 기회에 전직 고위 간부들과 접촉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퇴직 경찰의 로펌 취업이 위법은 아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서는 일정 직급 이상 공직자가 퇴직 이후 업무 관련 기관에 취업하려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심사에서 통과하면 이후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렇지만 수사 과정에서부터 사건 관계인과 직접 접촉하면서 일하는 당사자가 이전에 같이 근무했던 현직 후배 경찰관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이를 두고 사건 처리 공정성이나 이해관계 충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물론 현행 ‘이해충돌방지법’에서는 공직자의 사적 이익 추구를 금지하고 공정한 직무 수행을 보장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이 법률에는 퇴직 공무원이 업무 담당자들과 사적인 접촉을 금지하는 규정도 있다. 하지만 업무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연고가 있는 사람을 회피해야 한다는 도덕적인 상피제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대형 로펌들은 규범적인 윤리의식이 부재해서가 아니라 현행 법률 허점을 활용해 새로운 영업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퇴직 경찰 로펌행은 2017~2020년 매해 10건밖에 되지 않다가 2021년 48건으로 급증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된 경찰 출신 퇴직자의 로펌 취업심사 228건 가운데 144건(63.2%)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찰 퇴직 간부의 로펌 활동을 이해충돌 관점에서 따져 보아야 한다. 특히 대형 로펌들이 경쟁적으로 경찰 출신을 영입하는 흐름이 분명한 현실에서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해충돌 문제와 경찰 수사 공정성 침해에 대한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기보다 정면으로 수긍하고 인정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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