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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설] 집값 오르는 반도체 특수, 추락하는 상권 외면 안된다

경기 남부의 대표 신도시인 화성 동탄과 수원 광교가 반도체 산업 호황의 수혜지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과의 접근성,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설] 집값 오르는 반도체 특수, 추락하는 상권 외면 안된다

경기 남부의 대표 신도시인 화성 동탄과 수원 광교가 반도체 산업 호황의 수혜지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과의 접근성,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부동산 시장의 이면에는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상권 침체라는 또 다른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집값은 치솟는데 상가는 비어가고 있어서다. 여기에 주민은 늘어나는데 자영업은 무너지는 기형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동탄의 대형 복합쇼핑몰 내 홈플러스가 영업을 종료했고 광교의 대표 상업시설인 앨리웨이 역시 수십 개 점포가 공실 상태에 놓여 공매 절차를 밟고 있다.

과거에는 권리금을 주고도 입점하려던 상가들이 이제는 무권리금으로 내놓아도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할 말도 없다. 상권의 침체가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상업시설 공급이 실제 수요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분양 단계에서는 미래 인구 증가와 상권 활성화 기대를 바탕으로 대규모 상가가 조성됐지만 온라인 소비 확대와 배달 플랫폼 확산, 소비 패턴 변화는 과거의 수요 예측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주민들은 오프라인 상가 대신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고, 여가 역시 대형 복합몰이나 외부 상권으로 이동한다. 결국 공급은 넘치는데 수요는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집값 상승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도체 특수는 주택시장에는 강력한 호재로 작용하지만, 실제 소비와 자영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가치는 높아지지만 상가 운영자와 근로자들은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상권이 무너지면 일자리가 줄고, 지역 공동체의 활력도 약화된다. 결국 도시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이제 신도시 개발과 상권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우선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은 공실 상가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업종별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단순히 임차인을 유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창업지원 공간, 공유오피스, 문화시설, 공공서비스 공간 등으로 활용 방안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개발 초기의 장밋빛 전망보다 변화하는 소비 환경과 인구 구조를 반영한 계획이 필요하다. 반도체 특수로 인한 집값 상승은 지역 발전의 한 단면일 뿐이다. 진정한 도시 경쟁력은 부동산 가격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과 경제활동이 살아 움직이는 건강한 상권에서 나온다. 집값만 오르고 상권은 쇠퇴하는 도시를 성공한 신도시라고 부를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의 열기에 취하기보다 지역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에 눈을 돌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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