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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지자체에 넘긴 노동감독관, 국비 지원 시급하다

1일 경기도의 한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설] 지자체에 넘긴 노동감독관, 국비 지원 시급하다

1일 경기도의 한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2026.7.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끊어내겠다며 추진한 ‘지방노동감독관’이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우려를 낳고 있다. 국가사무였던 노동감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올 연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당초 101명이라는 대규모 인력 채용을 계획했던 인천시는 재정적 한계에 부딪혀 단 9명으로 대폭 축소하는 궁색한 처지에 놓였다. 중앙정부의 실질적인 예산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지방정부에도 노동감독관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취임 직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직을 걸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노동자의 산업안전 문제를 지자체의 밀착 행정을 통해 촘촘하게 풀어보겠다는 정책적 취지 자체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법 제정 이후 지자체가 맞닥뜨린 현실은 제각각이다. 실제로 노동감독관 1인당 연간 인건비는 9천만원에서 1억원 사이로 추산된다. 당초 계획대로 인천시가 101명을 채우려면 인건비만 90억원, 현장 운영비까지 합치면 140억원을 웃도는 재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극심한 재정 압박으로 인해 기존의 핵심 사업들마저 규모를 줄이거나 전면 중단하고 있는 인천시 살림살이로는 전액 시비로 메우기 벅찬 수준이다. 박찬대 시장이 후보 시절 공언했던 ‘인천형 노동 권익·감독 준비 체계 구축’이라는 약속이 무색해진 배경이다.

인천시의 초라한 출발과 대조적으로, 경기도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지방 노동감독관 채용을 공식화했다. 재정 위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지사는 ‘1호 제안’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170명 채용 절차에 착수했다. 이처럼 지자체 형편에 따라 노동자의 안전이 불평등해지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권한과 의무를 지자체에 넘기면서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 계획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철저한 재정적 준비가 없이 위임한 권한은, 재정 자립도가 취약한 지방정부가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면 허울 좋은 정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비 지원 예산안을 조속히 편성하고, 지자체 간 격차를 메울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든든한 재원 마련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방 노동감독관이 제도로만 존재하며 유명무실해질까 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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