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지난 14일 올해 발생하는 초과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으로 이관하지 말고 지방에 교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이 극심한 가운데 미래대응기금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우선 당장 돈이 없어 고통받는 지방정부의 실정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금 전국의 거의 모든 광역 및 기초단체가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은 이전에 없었던 항목이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를 일회·선심성 사업에 쓰지 않고 적립하여 미래 과제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인프라와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청년을 위한 주거·교육·일자리 확충, '5극 3특' 지역발전, 양극화 해소와 사회안전망 구축 등에 쓴다고 한다.
미래대응기금은 첫해인 2027년 올해와 내년의 세수 증가분을 모아 162조 3000억-218조 5000억 원을 적립하고, 그 뒤로도 매년 추가세수를 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반도체 호황으로 당초 예상보다 세수가 104조 7000억 원이나 증가하자 기금을 신설한 것이다.
미래에 대비하여 초과 세수를 적립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현재 지방정부는 너나 할 것 없이 도로, 교량, 체육·문화시설 등 인프라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청년 월세와 어르신 교통비, 출산장려금 지원 등 복지와 민생사업을 축소, 폐지하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나 지방비를 매칭하는 국고보조사업도 줄줄이 포기하는 실정이다.
미래대응기금의 중요한 용도 중의 하나가 지역발전 정책 및 지방 인프라 투자이다. 어차피 지방을 위해 쓸 돈이라면 내년으로 이관하지 말고 즉시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편성하여 어려움에 처한 지방정부와 교육청을 돕는 게 옳다. 지방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2022년 하반기부터 취득세가 20-30%나 줄어들었다. 2025년 말 현재 전국 243개 지방정부의 부채는 58조 4265억 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지방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매우 시급한 사안이다. 기업도 사람도 떠나면 모든 게 허사이다. 나중으로 미룰 게 아니라 빠르고 적극적으로 도와 침몰 위기의 지방을 건져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미래대응기금을 적기에 집행하는 차원에서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특회계, 지방소멸대응기금 등을 조속히 대폭 늘려 집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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