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전경.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새 감사관 공모 절차를 마치고 후보자 2명을 박찬대 시장에게 추천했다. 박 시장의 최근 인선 행태로 미루어 보아 정치권과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인사가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감사관의 첫 임무를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민선9기 인수위는 일찍이 시 산하기관의 운영 난맥상과 기관장들의 자진사퇴를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절대 우위의 인천시의회도 행정사무감사 강화를 예고했다. 감사가 기관의 성과와 책임을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관장 사퇴 압박의 ‘재료’로 쓰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난 2010년 이후 지방선거를 치를 때마다 인천광역시장의 당적이 바뀌었다. 새 시장의 철학·비전과 함께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전임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들을 향해 사퇴를 종용하는 일도 되풀이됐다. 민선 7기에는 민선 6기 임명 기관장들이, 민선 8기에는 민선 7기 기관장들이 압박의 대상이 됐다. 기관장으로서의 능력과 성과보다 정치적 임명 여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관행이 지난 16년 동안 지속됐다. 기관장 개인의 거취를 넘어 기관 운영의 연속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는 지난 2023년 ‘부산시 출자·출연기관의 장 및 임원 임기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이번 민선9기에 처음 적용시켰다. 임기가 남았더라도 전 임명자의 임기와 함께 끝낸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순장조’ 조례다. 인천시도 뒤늦게나마 지난해 같은 내용의 조례를 만들긴 했다. 올해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것도 똑같다. 하지만 조례 시행 전 임명된 기관장은 임기를 보장하는 경과조치를 뒀다. 이 단서 조항이 민선9기를 고민케 한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이 순리라면 정해진 임기를 끝까지 다할 수 있는 것은 이치다. 전자는 자연스럽고, 후자는 합리적이다. 비록 경과조치라 할지라도 임기 보장의 근거가 있다면 그대로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을 대전제로 불가피하게 교체해야 할 경우만을 따지면 될 일이다. 중대한 법령 위반, 경영 실패, 직무상 비위가 확인되면 엄정한 감사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물으면 된다. ‘누가 임명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해냈는가’가 잣대가 되어야 한다. 인수위 스스로 말했듯이 향후 감사는 ‘길들이기가 아니라 망가진 시스템이 있으면 고칠 수 있도록 방향을 잡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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