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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토록 허술한 의료와 의료폐기물 관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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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2 19면
경찰이 인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인 환자의 유전자(DNA)와 일치한다는 소견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사진은 해당 환자가 입원 중인 18일 오후 인천시 중구 모 요양병원. 2026.6.18 /연합뉴스
인천 송도 재활용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 사건’은 경찰 수사를 통해 강력 범죄가 아닌 의료폐기물 오인 배출로 결론이 나고 있다. 인천 중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괴사가 심하게 진행된 80대 환자의 다리를 절단 수술한 뒤 전용 용기에 담아 폐기했으나 병원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가 이를 석고 깁스로 착각해 재활용품으로 배출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정에서도 다리가 병원 환자의 신체와 일치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시민들을 한때 공포로 몰아넣었던 엽기적 사건의 어이없는 결말이다.
그러나 단순한 ‘실수’로 넘기기엔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이다. 요양병원의 의료 실태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은 수술 경위다. 해당 요양병원에는 수술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떻게 다리 절단이 이뤄졌는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요양병원에서 신체 괴사 환자가 발생하면 상급병원으로 옮겨 수술하는 것이 통상적 절차다. 그럼에도 병원 내부에서 절단이 이뤄졌다면 요양병원의 환자 관리체계 전반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뜻이다. 경찰이 의료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이유다.
의료폐기물 관리 실태의 부실함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의료폐기물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이 발생한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전용 용기를 이용해 분리 보관해야 한다. 이후 수집·운반업체가 운반해 의료폐기물 중간·종합 처분업 허가를 받은 처리 업체에 맡겨 소각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인천에는 이런 일을 처리할 허가받은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처럼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취급돼야 할 의료폐기물이 일반 의료폐기물과 구분되지 않은 채 다뤄지거나, 비전문적인 내부 인력의 현장판단에 따라 분류가 뒤바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의료 행위와 그에 수반되는 의료폐기물 관리는 인간의 존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인체 일부가 소각장의 재활용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되는 사회는 결코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실수’라는 한마디 말로 덮기에는 시민들에게 안겨준 충격이 너무 크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요양병원을 비롯한 의료 현장의 관리 실태를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역 단위 의료폐기물 처리 인프라의 확충과 감독 체계의 전면 재정비도 시급하다. 지금 제도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무엇이 어디에서 발견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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