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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유가 150달러의 경고, 이미 시작된 일상 붕괴

AI와 첨단산업의 미래도 결국 전력과 연료 위에 서 있다. 에너지 비용을 해결하지 못하면 혁신도 멈춘다. 유가 150달러는 가정이 아니라 경고다. 그리고 그 경고는 이미 비닐이 사라진 골목에서, 멈춰 선 기계 옆에서...

[사설] 유가 150달러의 경고, 이미 시작된 일상 붕괴

[위클리오늘신문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BlackRock의 CEO가 내놓은 ‘유가 배럴당 150달러 장기화 시 급격한 경기침체’ 경고는 과장이 아니다. 숫자는 멀어 보이지만, 징후는 이미 우리 일상에서 드러난다.

비닐의 원료인 나프타가 막히자 공장이 멈추고, 포장재가 끊기자 자영업자는 사재기에 나선다. 종량제 봉투 발주가 멈췄다는 말은, 에너지 가격이 곧 생활 인프라의 마비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Strait of Hormuz 봉쇄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 병목 하나가 원유, 나프타, 플라스틱, 물류, 식품 포장, 유통까지 도미노처럼 건드린다. 유가는 단순한 연료비가 아니다. 산업의 혈류이자, 서민의 장바구니를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핑크의 말처럼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파고든다.

전쟁 여파에 ‘나프타’ 품귀, ‘비닐 대란’ 우려

정치권은 대중교통 지원과 민생지원금 확대를 말한다.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가 충격은 환급과 보조로 막는 파도가 아니라, 공급과 구조로 다뤄야 할 해일에 가깝다.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의 확보, 연료 다변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현실적 병행, 산업용 원료 비축 체계까지 동시에 가동해야 한다. ‘절약’ 캠페인으로는 공장을 돌릴 수 없다.

일각에서 2008년을 떠올리지만, 이번 위기는 금융이 아니라 에너지에서 시작된다. 더 근본적이고, 더 광범위하다. AI와 첨단산업의 미래도 결국 전력과 연료 위에 서 있다. 에너지 비용을 해결하지 못하면 혁신도 멈춘다.

유가 150달러는 가정이 아니라 경고다. 그리고 그 경고는 이미 비닐이 사라진 골목에서, 멈춰 선 기계 옆에서, 발주가 끊긴 편의점 진열대에서 조용히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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