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엑스(X)를 통해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지휘·감독은 권한인 동시에 책임”이라며 “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이자, 직무유기로 형사처벌을 받을 범죄”라고 밝혔다.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정례 배석이 수사의 중립성·독립성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탄핵 사유’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해 반박한 것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은 행정부 소속 외청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따라 행정 수반인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통할과 지휘·감독을 받는다. 국무회의 배석이 위헌·위법도 아니다. 하지만 중수청은 일반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기관과는 달리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준사법기관인 만큼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중요하다. 그러한 신뢰 형성에 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조금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지난 정부에서 하지 않아온 배석을 굳이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은 충분히 가능한 문제 제기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런 지적에 대해 “헌법과 법률을 어기며 지휘·감독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지휘·감독을 밀실에서 비공개로 하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배석 문제를 지휘·감독의 문제로 치환한 것이다. 하지도 않은 주장을 만들어내 공격하는 ‘허수아비 때리기’다. 중수청장에 대한 지휘·감독이 국무회의 배석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도 아니고, 국무회의 배석을 통하지 않은 지휘·감독이라고 해서 ‘밀실 하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이 대통령 논리대로라면 국무회의에 검찰총장을 배석시키지 않은 전임 정부들은 모두 헌법과 정부조직법을 위반한 ‘탄핵 대상’이었다는 의미인가?
광고
전날 인공지능을 인용해 배석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에 대한 비판을 놓고도 “몰라서 제미나이를 인용한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이 얼마나 초보적 논리와 팩트에 어긋나고 수준 낮은 것인지를 느껴보라고 한 것”이라고 공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에 “저는 언제나 토론을 좋아하고 특히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을 존중한다”고 적었다. “초보적” “수준 낮은” 등의 거친 표현에서 ‘반대 의견’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어렵다.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이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존중할 수 있다. 하지만 비판에 대해 귀를 열고 절충점을 찾거나 논리적 설득을 하는 대신, 논쟁과 토론의 여지를 봉쇄하려는 듯한 태도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