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승촌보. 연합뉴스
정부가 4대강 16개 보 처리 방안을 연내 확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반도체 혈전(血戰) 속에서 4대강 보를 해체해 용수 공급을 막는 것은 자해 행위”라고 직격했다. 그는 “미국은 반도체에 물을 대고 한국은 반도체에서 물을 빼려 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마이크론에 칩스법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아이다호에 145조원짜리 메가 팹을 착공시켰고, 이재명 정부는 하이닉스에서 물을 뺀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다소 과격하지만, 문제의식만큼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미국은 보조금으로 반도체 생산기반을 강화하는데 우리는 용수 불확실성을 키워 경쟁국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축이자 국가 안보와도 연결된 전략 자산이다. 만약 일부 보가 해체된다면 용인 클러스트의 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물 집약형 산업이다. 초미세 공정일수록 고순도 용수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여건에서 용수 공급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정책은 산업 기반을 스스로 흔드는 꼴이다. 물론 4대강 사업을 둘러싼 환경적 논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정책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 이미 구축된 수자원 인프라를 단기간에 해체하면서 대체 수단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산업계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과학적 근거다. 보 해체가 어느 정도의 수량 감소를 초래하는지, 그로 인한 산업 영향은 어떠한지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와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이 위법으로 판정한 ‘보 해체’를 다시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된다. 검증과 대안 없이 추진되는 보 해체는 개혁이 아니라 ‘자해’가 될 수 있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산업 역시 국가의 미래다. 산업 기반을 건드리는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보 해체 여부를 논의하더라도 산업용수 확보 방안이 완벽히 마련된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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