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 10일 인천대공원에서 열린 ‘제62회 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내빈들과 시정 슬로건 선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10.10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민선 9기 시정 슬로건으로 ‘새로운 기준, 이제는 인천시대!’를 선정했다. 지난 10일 시민의 날을 맞아 공개한 새 슬로건은 4개의 후보작 가운데 시민 선호도 조사로 최종 낙점됐다. 인천의 변화와 도약을 이끌고, 시민 중심의 미래 비전을 실현해 더 큰 인천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수도권의 주변부라는 인식을 탈피하고, 도시의 역량과 정체성을 주도적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역대 시정 슬로건은 인천의 포부와 시대적 과제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민선 4기 안상수 시장의 ‘희망도시 인천 건설!’은 공항·항만과 신도시 개발을 앞세웠다. 5기 송영길 시장의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 인천’은 산업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강조했다. 6기 유정복 시장의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과 7기 박남춘 시장의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은 시민의 행복과 참여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직전의 민선 8기는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이라는 슬로건으로 인천의 세계적 도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인천의 현실과 외부 시선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공단 도시 인상이 지워지지 않은 채 온라인에서의 ‘마계 인천’ 조롱과 지방선거 TV 토론에서의 ‘망천’ 비하는 도시 전체의 이미지를 왜곡시켰다. 그렇다고 이런 부정적 인식을 편견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노후 산업시설과 주거지, 그리고 지역 간 생활환경 격차 등 수많은 현실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도시 혁신의 기반은 마련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 개발과 생산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청라국제도시 본사 이전은 금융 허브로 도약할 발판이다. 공항·항만의 연결성에 바이오와 금융의 전문성만 잘 결합해도 인천은 세계와 경쟁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원도심을 잘 살리고, 197개 섬의 관광 자원까지 활용하면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 도시다.
그러기 위해선 민선 9기가 강조한 ‘인천 제값 찾기’가 진단의 차원을 넘어 인천의 값을 실제로 높일 구체적인 처방으로 이어져야 한다. 선언만으로 현실 과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무엇을 새 기준으로 삼고, 시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정책과 성과로 답해야 한다. 시민이 선택한 슬로건을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완성하는 것이 새 시정의 책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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