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헌법 개정 추진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는 자신의 임기를 둘러싼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밝힌 데 이어, 멕시코 국빈 방문 중인 24일에도 “혹시라도 2030년 6월 2일을 넘겨 재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개헌을 통해 다시 출마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야권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통해 연임 논란이 해소됐다는 응답보다 해소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나, 연임·중임제 개헌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현직 대통령에게는 그 혜택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이에 야권에서 대통령의 약속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보다 제도적인 확약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정치의 과거를 돌아보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정치인의 대국민 약속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쉽게 번복되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불신을 이유로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을 계속 방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개헌은 특정 대통령이나 정파의 이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시대에 맞게 고치는 일이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한계와 권력 집중에 대한 견제,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 지방분권과 국민 기본권 강화 등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헌법적 과제를 더 이상 정략적 유불리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
현행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이 개헌안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넘겨 재임하지 않겠다고 거듭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그렇다면 이제 정치권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데만 머물 것이 아니라 그 약속을 전제로 개헌의 내용과 절차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
개헌 논의를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뢰 여부와 묶어 더 이상 미룰 이유는 없다.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헌법은 다음 세대에도 적용되는 국가의 기본 규범이다. 이 대통령 스스로 연임하지 않겠다고 국민 앞에 거듭 약속하고 나선 만큼, 정치권도 더 이상 개헌 논의를 미루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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