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섭/ 주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최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노조 지위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삼성 노조의 존재가 경영에 미칠 영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국가의 존립을 좌우할 만큼 치열한 지금, 삼성전자 노조의 행보가 현실과 부합하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조의 쟁의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활동이다. 그러나 과반노조라는 법정지위를 얻었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사업장을 점거하고 사측을 압박한다면 기존 거대 노조들의 낡은 행태와 다를 바가 뭔가?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 달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사 양측 간 입장 차와 별개로 국민들이 더 심각하게 보는 것은 반도체 생산라인이 갖는 특수하고 공공적인 성격이다.
반도체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상 국가 핵심기술로 분류된다. 단순한 민간 기업을 넘어 국가 경제와 안보의 근간을 이루는 전략 자산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핵심 생산기지를 위협에 빠뜨리는 행위는 국가 안보의 문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유독성·가연성 가스와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다루는 현장에서 배기·방재 시설 가동이 멈춘다면 화학물질 유출이나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노조의 총파업과 세과시는 성과급 협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측은 연간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노조는 15%를 요구하고 있다. 이 성과금은 45조 원쯤 된다. 1인당 평균 6억 2000만 원대다. 2년~3년쯤 성과급 잘 챙기면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마련할 수 있는 액수다.
주변에서 아무리 비판해도 눈 질끈 감고 잠깐 욕먹으면 그만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은 성과급으로 수십억 원씩 준다고 반문할 수 있다. 테크기업은 인재를 철저히 가려낸다. 기여도가 높으면 엄청난 보상을 주지만, 못하면 당장 해고다. 우리나라처럼 노조가 앞장서 ‘N분의 1’을 주장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파업을 거론하는 점도 불편하다. 2018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이 정전 사고로 28분 멈췄을 당시 500억 원 손실이 발생했다. 1분당 18억 원, 하루 기준 2조 6000억 원이다. 공장 중단이 불러올 손실 규모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노조가 5월 예고한 총파업을 실행하면 최소 2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측 주장이다.
지금 반짝 호황기에 접어들었다고 무리한 성과급 요구와 경영의 발목을 잡는다면 기업의 미래는 깜깜하다. 삼성전자는 특정 민간기업을 넘어서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의 상징이다. 도를 넘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 탓에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게 덜미를 잡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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