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남아 있는 350여 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시동이 걸렸다. 정부는 올해 4분기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에서도 이번 2차 이전을 지역 산업의 미래를 바꿀 기회로 삼기 위해 보건의료·헬스케어와 첨단산업 관련 기관 30여 곳을 유치 대상으로 정하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정부가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함께 이미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통폐합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에서는 새로운 공공기관 유치도 중요하지만, 이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핵심 공공기관의 본사 기능을 지키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에 따라 ‘에너지자원공사’로 재편되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재편되는 케이메디허브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통합이다. 자칫 통폐합 과정에서 지역의 본사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빼앗길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지역경제에 치명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자산·매출 면에서 대구 최대 공기업인 가스공사가 통합 과정에서 본사 기능을 한국석유공사의 본사가 있는 울산 지역에 넘겨줄 경우, 대구 본사는 사업소나 지역본부급으로 축소되어 고숙련 인력 유출과 법인 지방소득세 감소, 신서혁신도시 상권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케이메디허브의 경우도 본사 기능을 오송으로 빼앗길 경우 대구시가 17년간 예산을 투입해 다져온 ‘메디시티 대구’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진다.
통합기관의 본사 소재지를 결정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객관적 기준과 국가적 효율성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대구·경북 지역은 자신들의 정권을 지지해 주지 않는다는 정치적 이유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서울대 10개 만들기 거점대학 선정 등 지역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각종 정책 사업에서 현 정부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 정치권과 지방정부는 새로운 기관 유치 경쟁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 새로운 기관을 유치하는 ‘공격’과 함께 기존 핵심 기관의 본사와 기능을 지키는 ‘방어’에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걸 만큼 절실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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