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용보험 31년 만에 개편…실업급여 폭증 없게 해야
2026.07.10 17:53
2026.07.1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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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어제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근로시간’에서 ‘소득’으로 바꾸는 고용보험법·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내년부터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기준이 ‘월 60시간 이상 근로’에서 ‘월 보수 80만원 이상’으로 바뀌는 게 핵심이다. 여러 사업장에서 보수를 받는 n잡러는 합산액이 8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는 보수합산제도도 신설된다.
정부가 사각지대 없이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겠다는 ‘전 국민 고용보험’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말 내놓은 ‘소득정보 분석’에 따르면 이번 기준 변경으로 고용보험 가입 대상 상용직 근로자는 162만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용근로자도 26만 명 정도 증가한다.
노동연구원의 분석과 차이가 좀 크지만 고용노동부는 35만 명 정도가 추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기준 변경으로 단시간·저소득 근로자까지 폭넓게 보호하게 된 만큼 우리의 사회안전망이 더 촘촘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가뜩이나 고갈이 우려되는 고용보험기금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입자가 늘면 보험료 수입은 증가하겠지만, 단시간 근로자의 특성상 실업급여 지출은 더 크게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육아휴직급여, 출산휴가급여도 지급해야 한다. 고용보험은 지난해 지출액이 21조원에 육박하며 6000억원에 가까운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신규 가입 근로자의 월 보수 0.9%를 보험료로 내야 하는 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추가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내수 경기 부진에 폐업률이 치솟는 와중이니 한숨 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행정 혼선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사업자가 매년 한 차례 ‘연 보수총액’을 신고하면 됐는데, ‘월별 보수 신고’ 제도 신설로 내년부터는 매달 제출해야 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한민국 고용보험 30년 역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라며 이번 소득 기준으로의 변경을 자평했다. 부작용도 한두 가지가 아닌 만큼 제도 시행 전까지 문제점을 꼼꼼히 되짚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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