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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 국민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속도전'이 도를 넘고 있다.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검찰청 폐지 등 민주당은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면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거침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사설]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 국민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속도전'이 도를 넘고 있다.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검찰청 폐지 등 민주당은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면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거침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국회 다수 의석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이지, 야당과 국민의 반대를 무시해도 된다는 면허가 아니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총선에서의 승리 후 국회 의석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검찰청 폐지처럼 사회적 파장이 큰 법안도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거침없이 강행하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최근 광역자치단체장이 가진 권한 중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 권한을 구청장에게 대폭 넘기고, 대법관 추천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대법원의 법원행정처 폐지 입법까지 추진하려 하고 있다. 가히 무소불위의 입법 폭주이다. 재개발·재건축 권한을 광역단체장에서 구청장으로 넘기는 방안도 신속한 주택 공급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지역 간 개발 격차와 난개발, 행정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반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법원행정처 폐지 역시 사법부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놓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이 중요하지만, 다수결만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늘날 진정한 민주정치는 '토론에 의한 합의정치'이다.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반대 목소리를 경청하며, 법안의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이 함께 있어야 한다. 다수당이 소수당의 반대를 무조건 정권 발목잡기와 같은 '정치적 방해'로 치부한다면 입법부는 더 이상 토론과 타협의 공간이 아니라 힘으로 결론을 정하는 기관으로 전락한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강조한다. 그러나 많은 입법을 처리하는 국회가 반드시 좋은 국회는 아니다.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제대로 만드는 국회가 좋은 국회다. 따라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고, 의석수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이다.

정권과 여당의 힘은 영원할 수 없다. 압도적 의석을 이용해 반대 세력을 밀어붙였던 전례는 반드시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따라서 민주당이 진정으로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지금이라도 입법 폭주의 유혹에서 벗어나 야당과 대화하고, 쟁점 법안일수록 충분히 숙의하며, 자신들에게 불편한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민주당이 밀어붙인 '부동산 세법'이 여론의 힘에 밀려 시행하기도 전에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강한 여당이 아니라 겸손하고 책임지는 여당이다.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권력의 방패로 사용했는지, 국민의 신뢰를 지키는 책임의 도구로 사용했는지는 결국 다음 선거에서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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