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증액동의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2029년 60%를 돌파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경고가 나왔지만, 정부는 “전망치 개선”이라며 자찬을 늘어놓았다. 재정 사정을 낙관하며 위기 가능성을 애써 외면하지 말고, 저성장과 고령화가 본격화할 미래에 대비해 건전 재정의 가치를 더 우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IMF는 최근 ‘재정모니터’에서 한국의 2029년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을 60.1%로 전망했다. 2029년 세계 평균(101.1%)보다 낮고, IMF의 6개월 전 전망치(62.7%)보다 개선된 것이다. 기획예산처도 이 점을 강조해 “성과 중심 전략적 재정 운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물론 현재 수준이나 세수 상황만 보면 정부 자찬이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재정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건전하고, △반도체 슈퍼 사이클(법인세) △증시 활황(거래세) △부동산 세제 강화(종부세) 등에 힘입어 세수 사정도 괜찮을 전망이다.
그러나 주목할 지점은 부채 증가 속도다. 올해 54.4%, 내년 56.6%, 2028년 58.5% 등 매년 2%포인트 내외의 빠른 증가세가 예상되고, 2031년에는 63.1%에 이른다. IMF도 한국을 콕 집어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는데, 이는 6개월 전 “점진적 상승”보다 경고 수위가 격상된 것이다.
정부 씀씀이는 세수 개선 수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미 2차 추가경정예산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올해 정부 지출(재정+조세)은 8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황이 변하고 성장률이 더 떨어지는 수년 후 초저성장기에도 고령화 관련 지출을 유지하려면 지금부터 여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정부가 일시적 세수 호황을 돈 쓸 기회로만 보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부·여당이 재정준칙(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3% 이내) 법제화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 극복에 재정이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을 정부 지출로 해결하려는 재정 만능론의 치명적 한계들을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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