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사설] "CPTPP 가입 피할 수 없다"는 정부, 책임지고 결정할 때

통상 다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놓고 제자리걸음을 할 때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어제 농어민과 만나 대외 교역을 “회피할 수는 없다”며 가입의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사설] "CPTPP 가입 피할 수 없다"는 정부, 책임지고 결정할 때

통상 다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놓고 제자리걸음을 할 때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어제 농어민과 만나 대외 교역을 “회피할 수는 없다”며 가입의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언제냐, 누가 할 것이냐, 어떻게 보완할 것이냐”가 남은 문제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할 일도 분명하다. 가입 일정을 제시하고 실효성 있는 보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연내 CPTPP 가입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농어민이 억울한 피해를 보는 일은 없도록 충분히 소통해 방향을 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입 자체는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농어민의 우려를 해소하고 정부가 약속한 지원을 이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가입 시점을 기약 없이 미루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한국은 2013년 CPTPP 전신인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이후 검토와 유보를 반복했다. 그사이 영국은 CPTPP에 가입했고 중국과 대만도 가입을 신청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미·중 갈등, 공급망 재편으로 통상 다변화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CPTPP는 관세 인하를 넘어 서비스·디지털 무역과 투자 규범까지 포괄한다. 한때 ‘FTA 선진국’으로 불린 한국이 새로운 통상질서에서 더 이상 뒤처져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 말대로 가입 신청이 곧 승인은 아니며, 임기 안에 최종 타결되기도 힘들다. 12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는 가입 신청을 미룰 이유가 아니라 서둘러야 할 이유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 과정에서 피해 보상이 자칫 기업에 직접 전가될 가능성이다. 이 대통령은 수출부담금까지 예시로 거론했다. 수혜자가 과실을 나누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새로운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의 책임 있는 결정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이해관계를 최대한 조정하되 끝내 합의되지 않으면 책임지고 결정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통상 다변화가 시급하다면서 언제까지 가입 신청조차 미루며 설득과 조정만 되풀이할 것인가.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