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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정시 전형에서 대부분 대학 이공계 학과가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는 미적분·기하 등이 담긴 심화수학이 아예 제외된다. 인공지능(AI)과 과학 인재 육성이 시급한데 교육은 거꾸로 간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전국 4년제 대학 174개교 중 이공계 학과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은 대학이 166개교(95.4%)에 달했다. 나머지 8개 대학도 서울대를 제외하면 1, 2개 일부 학과에만 응시토록 했을 뿐이다.
2027학년도 수능 수학은 공통과목(수학Ⅰ·수학Ⅱ) 외에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한다. 그런데 대부분 대학이 미적분·기하를 요구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쉬운 확률과통계 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예전에는 어려운 미적분·기하를 택해 등급을 높게 받으려 했지만, 그것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56%였던 확률과통계 응시 비율이 올해는 더 높아질 거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현재 고2가 치를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학 선택과목이 아예 없어진다는 것이다. 개념 이해 수준인 기초 미적분(미적분I)만 수능에 들어가고, 심화 미적분(미적분II)과 기하는 빠진다.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없애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공계 진학생들의 수학 실력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건 당연하다. 내신 선택과목에 심화수학이 있다지만, 수능이 외면한 과목을 학생들이 얼마나 선택할까 싶다. 첨단 과학기술을 배워야 할 이공계생에게 문과 수준의 수학 실력만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는가.
더구나 거세게 몰아치는 AI 패권 시대에 수학은 경쟁력의 근간이다. 수학을 알아야 AI의 사고체계인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중국 AI 전문가나 개발자는 절반 이상이 수학자라고 한다. 정작 우리는 고교에서 이미 마쳤어야 할 기초수학을 배우는 데 대학 2, 3년을 허비한다. 이재명 정부가 이공계 인재 육성에 공을 들이겠다면 교육부터 손봐야 한다. 시작부터 몇 년을 뒤처지는데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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