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가폭력 피해자 70여명 청와대 초청 오찬
“사북 사건·납북귀환 어부 사건 불법 구금과 고문 책임감 느껴”
“수용시설 인권유린·해외 강제입양 등 철저히 규명”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참석자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 사북사건 피해자인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회장이 국가폭력 피해자 자격으로 청와대를 찾아 “진실화해위원회가 국가의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 등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이 명예회장을 비롯한 국가폭력 피해자 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 오찬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부당한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입고도 명예회복과 피해 구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피해자들이 참석했다.
이 명예회장은 “국가폭력에 내몰렸던 사북 광부의 아픈 역사를 기억해주고 이와 같이 소중한 자리를 불러주신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18년 전 1기 진화위가 국가의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구제 조치를 권고했고, 2기 진화위도 마찬가지로 국가 사과와 기념사업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 정부에서만큼은 진화위 권고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어 국가폭력의 피해가 더 이상 대물림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이면에 자리한 국가폭력 피해를 언급하며 국가가 과거사 문제 해결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이면서도 동시에 국가 폭력과 인권 침해로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이기도 하다”고 떠올렸다.
이어 “한국전쟁 속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무참히 희생됐고 권위주의 시대에는 국가가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며 민주화를 요구했던 시민과 학생들은 탄압받았다. 강제 징집·녹화·선도 공작과 전교조 해직 사건처럼 무리한 공권력으로 삶이 짓밟힌 국민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특히 “삼청교육대나 서산개척단 사건 같은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은 물론, 사북 사건이나 납북귀환 어부 사건처럼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 구금과 고문, 가혹 행위도 수없이 자행됐다”고 덧붙였다.
▲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이 명예회장을 비롯한 국가폭력 피해자 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 오찬을 가졌다.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은 “이런 상처는 그 시대에만 머물지 않고 고통의 대물림이 계속됐다”며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물음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는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 없다.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하겠다”며 “진실화해위에 조사 3국을 추가해 형제복지원이나 덕성원 등 집단 수용시설 인권 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피해자 신청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 조사 방식도 손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피해자의 신청에 의존했던 조사 방식의 한계도 보완해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적극적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국가폭력 피해 배상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지난 2월 법 개정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명확히 담았다”며 “국가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도 세웠다”고 소개했다.
또 “여러분이 겪은 아픔을 몇 마디 말로 씻어낼 수 없겠으나, 다시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국가 폭력이 절대로 벌어지지 않도록, 단 한 사람의 무고한 희생자도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다시 한번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국가를 대표해 처음으로 국가폭력 피해자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고 위로와 사과를 했다.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3기 진실화해위원회도 온전한 과거사 정리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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