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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빛'만 들어가면 오른다...과열되는 광통신 테마, 막상 큰 연관은 없어

광전자는 광센서, 광반도체, LED 전자부품을 제조·판매하지만 매출은 대부분 반도체 PKG(패키징)에서 나온다. 지난해 연 매출 1326억원 중 78.68%(1043억원)이 PKG다. 이어 화합물 및 실리콘 반도체 공장(팹)이 21.1%(280억원)...

'빛'만 들어가면 오른다...과열되는 광통신 테마, 막상 큰 연관은 없어

광통신, AI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로 부각

광전자 이달 400% 급등…증시 상승률 1위

이노인스트루먼트·빛과전자·빛샘전자 동반 강세

실상은 기지국·FTTH 중심 광통신...AI 연관성은 떨어져

개인만 순매수, 영업익은 마이너스…투자위험·경고 지정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이달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네 종목은 광전자, 이노인스트루먼트, 빛과전자, 빛샘전자다. 모두 광통신 관련주다. 광통신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로 부각되면서 테마주로 엮여 동반 급등했다.

다만 이들 사업이 AI 데이터센터와 얼마나 큰 관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사 주력 제품은 이동통신 기지국이나 광가입자망(FTTH) 등에 쓰이는 범용 광통신 장비다. 손바닥 만한 수천 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데이터센터용 광인터커넥트와는 용도와 기술 수준에서 차이가 크다.

한국거래소는 4개사를 모두 투자위험,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다. 전부 개인 투자자가 주가를 끌어올린 기업이며, 대부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 중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달 코스피·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오른 12개 종목. 1~4위가 모두 광통신 테마주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광전자는 지난 1~17일 404.94% 급등했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 통틀어 상승률 1위다. 2~4위는 이노인스트루먼트(287.73%), 빛과전자(136.29%), 빛샘전자(132.99%)다. 광통신 테마를 촉발시켰던 우리로가 지난달만 476% 폭등한 터라, 대한광통신(115.19%·7위)처럼 사명에 '빛'이 들어간 기업들로 투심이 옮아가는 양상이다.

이달 개인투자자는 ▲광전자를 60억830만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37억1109만원, 기관은 5200만원 순매도했다. ▲빛샘전자는 개인 62억6191만원 순매수, 외인 29억412만원·기관 25억1688만원 순매도 ▲빛과전자는 개인 25억5453만원·기관 6696만원 순매수, 외인 11억6972만원 순매도 ▲이노인스트루먼트는 개인 52억8580만원·기관 2732만원 순매수, 외인 49억9168만원 순매도다.

빛과전자,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지난 2023~2025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폭은 갈수록 확대 중이다. 지난해 빛과전자는 3분기 –23억원, 4분기 –83억원, 이노인스트루먼트는 3분기 –4억원, 4분기 –23억원이었다.

광전자는 3분기 3857만원에서 4분기 –1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나마 흑자를 내는 곳은 빛샘전자다. 지난해 1·2분기 각 15억원, 3분기 25억원, 4분기 34억원이다.

4개사 지난해 분기별 실적. (위부터) 광전자, 이노인스트루먼트, 빛과전자, 빛샘전자. 단위, 억원. 사진=에프앤가이드

광통신이 뭐길래

광통신은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전기신호(데이터)는 전송 속도가 높아질수록 매질 내 저항으로 신호 왜곡과 전력 소모가 증가한다. 대용량 데이터의 전달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송신 측에서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변환해 전송하고, 수신 측에서 이를 다시 전기신호로 복원하는 방식이 광통신이다. 즉 ‘전기→빛→전기’ 구조다.

빛은 전자파 간섭을 받지 않고 발열이 적다는 점에서 전송 효율이 높다. 광통신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전송 구간에서 광신호 상태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데이터가 여러 장비를 거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전기신호와 광신호 간 변환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신호 지연과 전력 소모가 감소해 데이터 처리 효율이 높아진다.

최근 AI 산업에서는 폭발적인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네트워크 병목 해소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 내 수천 개의 GPU들을 연결하기 위해선 대규모의 광모듈과 네트워크 장비가 필요하다. 때문에 광통신 기술이 AI 데이터센터의 데이터 전송·연결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는 중이다.

그런데 이노인스트루먼트·빛과전자·빛샘전자의 사업은 AI 데이터센터와 연관성이 제한적이다. AI 데이터센터는 GPU 간 800Gbps(초당 데이터전송량) 이상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요구된다. 반면 이들 기업의 주력 제품은 기지국·광가입자망 등(10Gbps~100Gbps)의 통신 인프라에 사용된다.

같은 광통신 기술이지만 적용되는 네트워크 구조와 요구 성능이 다른 것이다.

빛과전자는 공시에서 주력사업분야를 ▲무선이동통신 기지국·중계기용 광모듈, ▲텔레콤·데이터콤용 광모듈, ▲유선 FTTH용 광모듈, ▲SD·HD급의 고화질 방송 전송용 광모듈, ▲케이블 TV용 광모듈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쓰이는 광송신기, 광수신기, 광송수신기를 개발해 제조·판매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건 초고속 인터넷용 광부품(FTTH)이다. 300억원 중 53.65%(148억원)가 FTTH다. 이어 이동통신용 광모듈인 ODL이 45.71%(149억원)다.

빛과전자의 제품별 매출. 단위, 백만원.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이노인스트루먼트는 광섬유도 아닌, ‘광융착 접속기’를 제조, 판매하는 일을 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 411억원 중 79.4%(335억원)이 광융착접속기에서 나온다. 광섬유는 광통신의 정보전달 매체인 빛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리소재다. 이때 광융착 접속기는 광섬유 간의 연결 작업을 쉽고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한 장비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사업의 성장 방향을 주로 초고속인터넷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는 공시에서 “최근 미국, 중동 등지에서 댁내 FTTH 확대로 드롭 케이블 등 관련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인구 2억4000만명의 인도네시아도 FTTH 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향후 10년 동안 안정적인 FTTH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한다.

빛샘전자는 사업부가 LED사업부, 광통신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방산사업부로 나뉜다. 그런데 지난해 매출 1208억원에서 광통신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5.1%(62억원)에 불과하다. 방산사업부(국방무기용 부품)가 45.4%, 솔더사업부(전자부품 접합소재)가 34.1%다.

광통신사업부 주요 제품은 광선로 접속·보호장치인 광선로 부품이다. 공시에서는 연관시장을 ‘유무선 통신인프라 구축’과 ‘통신망 선로유지보수’ 정도로 설명하고 있다.

광전자는 광센서, 광반도체, LED 전자부품을 제조·판매하지만 매출은 대부분 반도체 PKG(패키징)에서 나온다. 지난해 연 매출 1326억원 중 78.68%(1043억원)이 PKG다. 이어 화합물 및 실리콘 반도체 공장(팹)이 21.1%(280억원)다.

빛샘전자의 사업부별 매출. 사진=전자공시시스템

그나마 관련 있는 대한광통신

4개사는 증권사 커버리지가 거의 없는 대표적인 스몰캡 종목이다. 시총은 광전자 7712억원, 빛과전자 6608억원, 빛샘전자 1224억원, 이노인스트루먼트 1057억원이다.

그나마 이달 115.19%(상승률 전체 7위) 오른 대한광통신은 시총 2조4489억원으로 간혹 증권사 리포트가 발간되는 종목이다.

대한광통신은 통신용 광케이블과 그 원재료인 광섬유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광섬유 수직계열화 업체다. 최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에 공식 진입했다. 지난 2월 미국 글로벌 AI·XR(확장현실) 플랫폼 빅테크 기업과 378만달러(약 54억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용 초고밀도 광케이블 1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대한광통신은 1차 수주를 레퍼런스로 추가 물량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중국·유럽에서도 데이터센터향 광섬유 가격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업황 회복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광통신 연간실적 추이. 사진=에프앤가이드

다만 이를 실적 개선 가시화 신호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애널리스트들 조차 예측이 엇나가는 상황이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대한광통신 커버리지를 개시하면서 "글로벌 광케이블 산업은 3년만에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 이번 사이클의 핵심 성장 요인은 AI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급증·공급 쇼티지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광통신은 방사청·한화시스템과 함께 국내 최초 레이저 대공무기체계 ‘천광’의 핵심 부품인 광섬유 레이저 모듈(광원부) 국산화를 추진 중"이라며 "2025년 연결 영업이익은 1분기 –69억원, 2분기 –27억원에서 3분기 –12억원으로 적자 축소와 4분기 18억원(턴어라운드)의 실적 개선 흐름이 전망된다. 향후 최소 2~3년 간 본격적인 실적 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난해 1분기 –69억원, 2분기 –27억원에서 3분기 –67억원, 4분기 –50억원으로 적자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연간으로는 2023년 이후 3년 연속 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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