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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빅테크, 장비 투자금까지 지원...K반도체·K소부장, '슈퍼 을' 됐다

IT 흔든 AI 공급망, 선점 구매로의 패러다임 전환 이러한 공급 부족 사태는 제조업의 '바이블'이었던 적기 생산 방식(JIT)을 흔들고 있다.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시점에 조달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AI 서버 생산 일정을...

빅테크, 장비 투자금까지 지원...K반도체·K소부장, '슈퍼 을' 됐다

HBM·기판·CCL·TC본더까지 메모리 부족에 가격 결정권 확대

빅테크, EUV 등 설비투자·장기계약·선급금 등 우호적 계약 제시

SK하이닉스 직원들이 클린룸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병목 현상이 메모리와 부품 및 소재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K반도체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과거 완제품 업체의 요구에 맞춰 메모리와 부품 가격을 조정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가격 협상력을 가진 '슈퍼 을'로 성장했다. 해외 빅테크가 국내 반도체 기업에 설비 투자비를 부담하고 장기계약과 선급금을 제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빅테크가 장비 투자금 지원 제안, '장비 금융' 시대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장비 금융' 제안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말까지 약 12조원 상당의 노광장비를 구매할 계획인데 한 글로벌 빅테크가 한 대당 수억 달러에 달하는 ASML의 극자외선 노광 장비(EUV) 구매 자금 지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SK하이닉스에 신규 생산 라인 설비 투자 제안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메모리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계약과 선입금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제조사의 핵심 자산 취득 단계부터 개입하려는 구매 전략이다. 빅테크들이 EUV가 투입될 생산 라인까지 선점할 정도로 메모리 물량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소재, 부품, 장비 기업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협상력 강화

메모리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분야에서도 K반도체가 공급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부품 분야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수요가 이미 생산 능력을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공급 부족 현상으로 삼성전기는 일부 고객사들과 판매 가격 10% 인상안을 협의 중인데 별 다른 이견 없이 조율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도 공급자 우위 흐름에 올라섰다. LG이노텍은 내년 하반기까지 기판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2배 이상 키우겠다는 증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주요 빅테크들과의 장기 공급 물량이 이미 확정되었음을 시사한다. 또 LG이노텍의 ADAS용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구매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 줄을 서고 있다.

소재 분야에서는 두산 전자BG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에 필수적인 동박적층판(CCL)을 단독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CCL 분야 글로벌 강자인 대만 EMC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에서 탈락하자 두산 소재가 대체재로 부상했고, 소재 공급이 늦어질수록 엔비디아의 신제품 출시 시기가 지연될 수 있어 두산의 협상력이 강해지고 있다. CCL은 반도체 기판의 핵심 기초 재료로, 건물의 기초를 닦는 특수 바닥재에 비유된다.

HBM 제조의 핵심 장비인 TC본더 시장의 71.2% 점유율을 가진 한미반도체도 협상력은 높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TC본더 가격 인상을 통보했고, 기존 무상 수리 서비스도 유상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을 공급사로 추가 선택했음에도 올해 다시 한미반도체에 HBM용 TC본더를 발주한 것은 HBM 양산 공정에서 한미반도체 장비를 쉽게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IT 흔든 AI 공급망, 선점 구매로의 패러다임 전환

이러한 공급 부족 사태는 제조업의 ‘바이블’이었던 적기 생산 방식(JIT)을 흔들고 있다.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시점에 조달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AI 서버 생산 일정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은 한국 부품사 공장 인근에 상주하며 설계 단계부터 공정 스케줄을 맞추는 '합숙 설계'는 이제 필수 코스가 됐다. 핵심 부품이 모자라 공정이 수개월 지연되는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빅테크들은 재고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비축 전쟁에 돌입했다.

K반도체 기업들이 골든타임을 맞고 있지만 공급자 우위가 영구 지속되지는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메모리 공급량이 늘게되면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다"면서 "장기계약과 공동개발을 통해 지금의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본질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기자가 기획·검수하고 AI기자 인코봇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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