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보안 체계를 무력화하는 데 필요한 양자 컴퓨팅 성능의 임계치가 이론적으로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업계에서는 양자 공격 비용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기 전에 가상화폐 시장이 양자 내성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wordpress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이하 칼텍)과 양자 신생기업인 오라토믹(Oratomic)은 3월 보고서를 통해 약 2만 6천 개의 큐비트를 갖춘 양자 컴퓨팅 시스템이 블록체인 보안 표준인 ‘타원곡선 암호(ECC-256)’를 약 10일 만에 해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큐비트는 기존 컴퓨터의 비트(bit)에 해당하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로 단순한 연산 속도가 아닌 시스템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칼텍과 오라토믹의 연구는 구글 양자 인공지능(Google Quantum AI) 연구진이 제시한 양자 회로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과거 구글 양자 인공지능팀은 블록체인 보안 표준인 ‘타원곡선 암호’ 해독에 약 50만 개 미만의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바 있는데, 오라토믹 연구팀은 이를 약 5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암호(RSA-2048)는 약 10만 2천 개의 큐비트와 약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칼텍과 오라토믹 연구진은 양자 컴퓨팅 관련 기술적 진보가 실제 비트코인 공격으로 이어질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과 양자 신생기업인 오라토믹은 약 2만 6천 개의 큐비트를 갖춘 양자 컴퓨팅 시스템이 블록체인 보안 표준인 ‘타원곡선 암호(ECC-256)’를 약 10일 만에 해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사진=오라토믹)
연구진은 양자 컴퓨팅이 단 몇 분 만에 실시간 비트코인 거래를 가로채는 '온-스펜드(on-spend)' 공격은 아직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약 10일이라는 해독 기간에 걸쳐 구형 지갑이나 장기 보관 중인 자산에 접근하는 것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연구는 가상화폐 업계가 얼마나 신속하게 양자 내성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향후 블록체인 보안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양자내성암호 기반 보안 체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지난 2월 11일 금융기술(핀테크) 보안 기업 아톤과 양자내성암호(PQC) 보안 솔루션 도입을 위한 기술협약을 체결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기존 보안체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해 양자내성암호(PQC)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중장기 보안 대응 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 빗썸의 입장이었다. 기술협약을 통해 빗썸은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에 인증보안 솔루션을 공급해 온 아톤의 양자내성암호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기택 빗썸 보안부문 총괄은 "장기적인 보안 환경 변화에 대비해 양자내성암호 기반 보안 체계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라며 "단계적인 적용과 고도화를 통해 이용자 자산 보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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