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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비례대표, 당신은 누구십니까] 유권자는 무엇을 선택하고 있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비례대표 제도는 다양한 사회 집단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특히 여성 참여 확대는 핵심 취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실제 지방의회 현장에서는...

[비례대표, 당신은 누구십니까] 유권자는 무엇을 선택하고 있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비례대표 제도는 다양한 사회 집단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특히 여성 참여 확대는 핵심 취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실제 지방의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취지가 ‘형식적 대표성’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2년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 31개 시군 기초의회 비례대표 총 57석 가운데 여성 당선자는 50석으로, 전체의 87.72%를 차지했다.

제도적으로 요구되는 여성 할당은 충분히 달성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가 곧바로 실질적인 대표성과 역할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 기초지자체 비례대표 의원 정수 현황. 자료=중앙선관위.

비례대표가 1~2석인 지자체는 도내 31개 시군 중 25개 시군으로 주요 정당이 각각 1명씩 공천하는 방식이 굳어졌고, 사실상 ‘정당 몫 나누기’ 구조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 기초의회 비례대표 57석은 더불어민주당 24석(42.12%), 국민의힘 33석(57.88%)으로, 모든 의석을 거대 양당이 차지했다.

소수 정당의 진입은 사실상 원천 차단된 셈이다. 광역의회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또한 두 정당이 15개 전 의석을 나눠 가지며 다원적 대표성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비례대표 1번을 여성으로 배정하다보니 비례대표 의원정수가 1명이나 2명인 시군에서는 모든 비례대표가 여성으로 채워지고 있다.(표1 참조)

결국 후보자의 전문성이나 정책 역량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공천 과정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감지된다. 한 정당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석이 적다 보니 다양한 기준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며 “현실적으로는 당 활동 기여도나 조직 기여도, 당헌·당규 이해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인사는 “선거를 함께 치른 당원을 배제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결국 신뢰 관계가 공천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결국 비례대표가 다양한 사회 집단은 물론 전문 인력을 의회로 끌어들이는 통로로 기능하기보다, 정당 내부 인사를 배치하는 출구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표성’과 ‘전문성’이 분리된 현재의 구조를 문제로 지적한다. 한 정치학자는 “대표성은 누가 들어가느냐의 문제이고, 전문성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지금은 전자에 치중된 반면 후자를 검증하는 장치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유권자 체감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직장인 이모(48) 씨는 “비례대표는 전문가가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데, 실제로는 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최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비례대표 정수 확대를 요구하며, 현재 10% 수준인 비례대표 비율을 3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역시 광역 비례의원 비율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제도 개선 논의가 시작된 상태다.

결국 여성 할당이라는 ‘숫자’는 채워졌지만, 비례대표 본연의 기능인 다양한 대표성과 전문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형식적 다양성을 넘어 실질적 역량을 갖춘 인재가 의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공천 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명호·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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