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석 경상국립대학교 기업가정신연구소 연구교수
3월의 대지는 얼어붙었던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들의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기업가정신 역시 이와 같다. 침체된 경제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누군가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다.
현재 우리 경제는 글로벌 전쟁과 고금리·고관세의 파고, 그리고 AI 기술이 초래한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라는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필요한 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실천적 전략으로서의 기업가정신이다. 특히 3월은 기업들이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시점인 만큼, 리더들의 혁신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 주목받는 K-기업가정신의 원류는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敬義) 사상에 닿아 있다. '안으로는 깨어 있고(敬), 밖으로는 정의를 실천한다(義)'는 가르침은 현대 사람과 환경을 중시하는 ESG 경영의 본질과 일맥상통한다. 삼성, LG, GS, 효성 등 글로벌 기업의 창업주들이 경남 진주 승산마을에서 교류하며 다진 사람 중심의 사업보국 정신은 오늘날 디지털 전환의 숙제를 해결할 열쇠다.
위기 극복과 현대적 K-기업가정신의 실천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안한다.
첫째, 사람 중심의 인재 육성이다. AI 시대일수록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기존 인력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도록 돕는 인본주의적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기존 구성원의 가치를 믿고 그들이 기술과 공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면 직무별 맞춤 AI 교육과 같은 숙련 향상(Upskilling) 전문교육 및 지식공유와 같은 학습조직 구축에 방점이 있다.
둘째, 실패 용인과 자율성이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구성원이 도전을 주저하지 않도록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고 인간의 본성인 자율의지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 토양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3E를 바탕으로 한 기업가적 리더십이다. MZ세대 인재의 강점과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 비전 공유(Envisioning), 권한위임(Empowering), 정서적 공감(Empathy)을 실천하는 기업가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남명사상을 바탕으로 한 K-기업가정신의 본질은 AI가 아닌 사람을 혁신의 주체로 보고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창업주들의 개척 정신을 계승하여 현대적 디지털 감각과 결합할 때,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제의 주역으로 남을 수 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K-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이들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진정한 봄을 가져올 전령사이다.
경남매일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