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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6-04-08 18:42:22
수정 : 2026-04-08 18:50:56
분쟁조정위 “당사자 동의 없어도 경력 확인용 평판조회는 가능”
2026-04-08 18: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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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 확인 평판조회는 위법 아냐” 판단…그럼에도 ‘사전 동의’가 가장 안전한 이유는?
[2026년 5월호 vol.0]
▲지난해 6월 10일 열린 '2025년 서부산권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사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경력 확인을 위한 범위 내에서의 평판조회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니라는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8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분쟁조정위는 지난 3월 30일 학원 강사 K 씨가 제기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경력 확인 목적의 평판조회는 개인정보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B 학원은 K 씨를 채용해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K 씨가 제출한 휴대폰 번호와 카카오톡 프로필이 다른 사람인 점, 인수인계 과정에서 K 씨가 면접 때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긴 학원은 K 씨에게 이력서에 기재한 학원에 경력을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K 씨는 해당 학원에 아직 재직 중이라며 평판조회를 거부했지만, 이후 학원은 평판조회를 통해 K 씨의 허위 경력을 확인했다. 학원은 이력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했다.
K 씨는 "평판조회 거부에도 이력서 기재 사항의 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수집한 것과 자신이 B 학원에 지원한 사실을 알린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손해배상을 신청했다.
분쟁조정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분쟁조정위는 평판조회가 계약 체결 과정에 필요한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는지에 주목했다.
분쟁조정위는 "K 씨의 이력서에는 근무 경력, 강의 대상, 수업 규모 등 강의 수행 능력과 직결되는 정보가 포함돼 있었으며 이러한 정보는 계약 체결 여부와 유지 여부 판단의 핵심 요소"라며 "B 학원은 K 씨의 이력에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게 돼 평판조회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계약 체결 및 이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거칠 것으로 예상 가능한 업무 처리 범위 내의 행위"라며 "이를 위법한 개인정보 처리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결정했다.
평판조회 허용 범위는?…"경력 확인은 가능, 과도하면 위법"
이번 분쟁조정위 결정에 따르면 당사자의 사전 동의가 없더라도 이력서에 허위 내용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의 평판조회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정보'를 확인했는지에 따라 개인정보 침해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때문에 사전 동의를 거쳐 평판조회를 진행하는 것이 여전히 실무적으로는 가장 안전 방법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권영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이번 분쟁조정위 결정을 모든 평판조회 사안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분쟁조정위는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인 만큼 해당 판단을 법원 판결처럼 일반화해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신청인의 문제 제기 수준과 개별 사안을 고려해 조정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결정의 논리를 그대로 보편적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쟁조정위 결정처럼 이력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의 평판조회는 개인정보 침해 리스크가 낮지만, 평판조회 범위가 사생활이나 성향 파악 등으로 확대될 경우엔 개인정보 침해 문제로 번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권 변호사는 "이력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직장에 실제로 근무했는지'와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이라면 개인정보 침해로까지 평가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같은 제한적인 정보는 정보 주체의 이익이나 채용 절차의 필요성 측면에서 정당화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만 근무 태도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인격적 판단, 나아가 가족관계나 노조 가입 여부 등 채용과 직접 관련 없는 정보까지 수집하거나 제공된다면 이는 위법한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평판조회가 적법한지 여부는 어떤 질문이 이루어졌고, 어떤 정보가 오갔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론 기업 입장에서 평판조회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 변호사는 "동의하지 않았다거나 평판조회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검증 절차를 차단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경력 검증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이를 일률적인 금지 규범으로 설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채용예정자의 이력서 진위를 확인하고 싶은 경우엔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친 뒤 평판조회를 실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권 변호사는 "채용 확정 이전에 평판조회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고지한 뒤 이에 대한 동의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고, 동의를 거부할 경우엔 채용 평가에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점까지 충분히 안내하면 지원자가 동의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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